인권과 인식


[재활치료] 장애와 질병의 차이에 관하여

더스페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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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13:09

요즘 또 무슨 줄기세포 어쩌구 하는 치료법으로 장애인 부모님들을 현혹시키는 사기꾼들이 있는 모양이다.


장애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런 특성이나 특질과 동일하게 보지 못하고 질병이나 질환과 동일한 현상으로만 여긴다면 의학적 치료 이외에 교육이나 학습이나 적응이나 고용따위는 전부 무의미한 짓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다. 나는 이것이 장애라는 것의 본질을 바라보는 우리의 잘못된 시각으로 부터 비롯된 오류라고 생각한다.


즉, '장애'는 '뜯어고쳐야 할' , '치료되어야 하는' 무엇이 아니라, '이해되어야 할' 무엇이다. 물론 새로운 치료법이 나와서 어떤 장애를 영구적으로 예방하거나 완치시킬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그것은 지체장애나 감각기관의 장애에 국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신적 영역에서의 장애는 본질적으로 신체적 영역에서의 장애와 다른 측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뇌신경학에서는 인간의 성격이나 태도(심지어 윤리적 성향까지),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조차도 그것을 담당하는 뇌의 기능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여전히 그것이 어느 특정 부위나 한 지점의 작용이나 기능만으로 작동되고 구현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뇌를 연구하는 것은 우주를 연구하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누구나 동의하는 뇌에 대한 상식에 근거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해보면, 인간의 뇌가 갖고 있는 기능의 극히 일부라도 인간 스스로 그것을 창조해 내는 것은 우주에 행성을 새로 하나 만들어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외과적 수술이나 유전자 조작 등을 통해 산전에 장애를 예방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과 이미 장애로 인해 손상이나 결핍이 된 뇌기능을 새로 만들거나 그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일 것이다.


좀더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뇌기능을 창조하거나 만들어낼 기술이나 치료법을 발명하기 전까지는 이미 손상된 뇌기능을 살려낼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그런 치료나 수술이 아닌 다른 대안적인 대처방안을 찾는 것이 옳다.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 또는 뇌신경학적인 손상이 영향을 미치는 학습장애 등은 완치되어야 하는 질병이 아니다. 성격이 내성적이거나 말수가 적은 사람이 있다고 그것을 줄기세포나 수술로 치료해야할 환자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장애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런 특성이나 특질과 동일하게 보지 못하고 질병이나 질환과 동일한 현상으로만 여긴다면 의학적 치료 이외에 교육이나 학습이나 적응이나 고용따위는 전부 무의미한 짓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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