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와 행동


고기능자폐/경도지적장애 아동을 위한 분노조절 훈련

이경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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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22:34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중인 남자아동이 있다. 그는 자폐성향을 가지고 있었고 특수학급과 일반학급을 오가는 친구이다.

의사소통과 학습의 어려움이 적고 자신이 또래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특수학급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곤 한다.

이 아동이 학교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분노조절의 어려움이다. 또래의 평범한 대화를 오해하여 크게 화를 내거나 또래에 대하여 교사에게 계속 불평하거나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발을 구르고 소리를 지르는 행동이 자주 나타난다. 최근에는 상황에 맞지 않게 욕설을 쓰거나 거칠게 물건을 던지는 행동이 많아지면서 점차 또래들의 평판이나빠지는 문제도 생기고 있다. 아동의 부모는 자녀의 행동이 대부분 방송매체나 주변의 누군가의 행동을 보고 배운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주변 모두가 자녀를 이해해주기를 바랄 수만은 없다. 자녀에게 상황을 잘 설명해주어도 분노폭발행동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부모는 앞으로 학교생활이 더 어려워질까 걱정을 하고 있다.


이 아동의 사례와 같이 고기능자폐이거나 경도지적장애를 가진 경우에 빈번한 분노조절의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주로 자기중심적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주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이들에게는 아동기/ 청소년기 아동을 대상으로 삼는 일반적인 형태의 인지행동훈련(Cognitive Behavior Training)에 근거한 분노조절 훈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분노조절훈련은 10회기 이내의 회기로 이루어지는 소집단 활동으로 분노나 부정적인 감정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전략을 익히는 방식이다. 활동의 내용을 예시하면 아래와 같다.


1회기

-먼저 집단 구성원끼리 인사를 나누며 집단의규칙을 정하고 목표를 확인한다

2회기

-감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배우기 시작하며

- 분노의 경험일지를 써보고

- 화가 났을 때의 신체적-행동적 변화를 알아차리고 자신의 분노 패턴을 발견한다

3-8회기

-분노 진정방법으로는 심호흡, 거꾸로 셈하거나 구구단 외우기, 즐거운 상상하기, 이완훈련 등이 사용된다.

-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기본적인 대화 기술로 경청을 연습하며 공감을 연습한다.

- 합리적인 사고를 연습해보며 분노의 ABC를 통하여 비합리적인 사고가 나의 분노를 일으킨다는 것을 배운다.

- 나 전달법을 통하여 주장적 행동을 연습함으로써 분노를 잘 표현하는 방법을 익힌다.

- 요청하는 법과 거절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연습한다

마지막 회기

-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서로 느낌을 나눈다.


이상과 같은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은 분노조절의 어려움이 있는 아동으로 하여금 자신의 인지-정서-행동을 어떻게 인식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해준다.


개인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개별 프로그램으로 각색하여 진행할 수 있고 가정에서 부모가 직접 진행한다면 학습하듯 각 프로그램의 내용을 안내한 후에 일상적인 상황에서 생기는 분노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적용될 분노조절 기술이 무엇인지 확인하여 반복하여 연습하는 것이 좋다. 책이나 비디오 자료, 혹은 활동 자료를 통하여 시각적으로 안내하면더욱 효과적이다. 어린 아동기부터 반복하여 연령별로 지속적인 안내를 받는다면 청소년기 이후에 적절한 분노조절 기술과 사회적 기술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첨부파일 : 분노조절 프로그램)



- 이경아 / 장애부모. 교육학박사. 청소년 상담사


*이 글은 <함께 웃는 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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