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와 행동


스트레스와 불안 줄이기 2 - 환경 수정하기

김성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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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1 16:08




만약 자폐인을 둘러싼 환경적 요구들(감각적, 인지적, 사회적, 정서적)이 그것들을 처리하는 그의 신경계의 능력보다 더 크다면 쉽게 불안이 발생합니다. 즉, 신경계가 지속적으로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압도적인 자극과 요구들에 의해 부담을 받을 때 불안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만성적 불안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런 만성적인 불안은 자폐인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흔히 자폐인에게 불안을 야기하는 외부의 상황에는 (1)자폐인에게 압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감각 자극에 대한 노출에 따른 감각의 과부하 상태, (2)인지적으로 쉽게 처리하고 다루기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빠르게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 (3)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역량보다 더 빨리 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과제수행에 대한 요구들, (4)자신의 사회적 능력으로 잘 대응해 나가기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적 상황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폐인의 신경계는 지속적으로 압도당하고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만성적이고 일반화된 불안은 어떤 행위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인 것입니다. 만성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그것과 싸우거나 혹은 그 상황으로부터 도피하려는 패닉 상태의 경계선에 머무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외부의 기대로부터 쉽게 자극을 받고 심지어 매우 약한 스트레스 유발 요인조차도 쉽게 위협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한 높은 불안 상태는 정신적 에너지를 쉽게 소모시킬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증상을 야기하기도 하여 피로도를 높게 만듭니다.


이렇게 신경계에 과도한 스트레스가 부과되는 것을 줄일 수 있도록 도우려면 그를 둘러싼 환경의 감각적, 인지적, 사회적 요구들을 그 사람의 처리 역량에 맞도록 수정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자폐아들에게 쏟아지는 자극들을 완화시키거나 줄여주고, 이들의 제한적인 정보처리 역량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정보 유입량을 줄여주고 처리 속도를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그들에게 제시되는 과제들의 복잡성을 낮추고, 신경을 쉬게 하거나 신경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그들의 욕구를 존중할 필요도 있습니다. 비자폐인들의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보통 사람에게는 요구되지 않는 추가적인 감각적, 인지적, 사회적 처리과정을 자폐인들에게 항상 요구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신경계가 자신이 충분히 처리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때, 어쩔 수 없이 불안은 증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만성적인 불안은 다시 외적 요구를 처리하고 그에 대응하는 현재의 능력을 감소시키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는 이러한 외부의 요인들이 어떻게 자폐아들의 현재 능력과 예민함에 적절한 수준으로 맞추어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이것은 신경계에 가해지는 과도한 자극이나 요구의 양을 줄이기 위해 외적 조건을 수정하여 이들이 가진 신경계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이해한 후, 그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6가지 외부 환경 조절 전략들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아이의 현재 적응 수준에 더 잘 대응하도록 요구를 줄이거나 수정하라. 요구를 간단하게 표현하고, 해야 할 과제들을 작은 단계로 나누어 쉽게 줄이고, 시각적인 지침(글자와 그림, 상징 등으로 표시된)을 제공하고, 과제를 마무리하기 위한 시간을 더 주도록 하라.


2. 만약 아이가 접하는 환경의 요구를 수정할 수 없다면, 제시되는 자극을 완충시키거나 분산시키도록 변화를 줄 수 있는 도구들을 사용하라. 예를 들면, 밝은 빛을 막기 위한 선글라스나 썬캡 모자, 시끄러운 소리를 막기 위한 귀마개와 헤드폰, 딱딱한 의자를 대신할 푹신한 쿠션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스트레스 유발 요인을 줄이기 위해 환경을 바꾸기 어려울 때 이러한 도구들은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방해물들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3. 환경 혹은 요구를 바꾸거나 수정할 수 없다면, 당신이 스스로 이러하나 자극이나 요구를 완화하도록 돕는 가이드가 되주도록 하라. 가이드로서 아이들과 함께 과제 수행에 참여하고, 어려운 단계들을 보조하고, 불안하거나 흥분하기 쉬운 상황에서 아이를 진정시켜주면서 과제를 수행하도록 북돋아 주라. 아이의 두려운 길을 함께 걸어가라.


4. 아이들이 그들 스스로 활동을 조절하도록 가르쳐라.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의 처리속도나 능력에 외부의 요구를 더 잘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독촉하거나 압박을 주지 마라, 속도를 늦춰라. 그들 스스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얼마나 빨리 처리할 지에 대한 통제권과 선택권을 주어라. 그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뇌를 더 빨리 더 많이 작동시키도록 요구하지 말라.


5. 그가 외부 자극이나 요구에 압도당하기 시작할 때, 아이들이 요구로부터 일시적으로 벗어날 수 있게 허용하라. 외부의 자극과 요구로 인해 이미 신경이 과부하 상태에 이르렀을 경우에는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환경을 조정하기 보다는 잠시 그 상황에서 벗어났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라. 감각 휴식 시간을 자주 갖고, 활동주기를 짧게 유지하고, 신체 상태나 신경의 상태가 차분하고 기민한 상태가 되도록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6. 아이가 스스로 외부자극을 차단하는 반응을 보일 때(반응을 하지 않음, 빈곳을 응시함, 머리를 가로저음, 눈을 가늘게 뜸 등) 아이를 재촉하지 말라. 아이에게 신경의 상태를 재조정할 시간과 공간을 주어라. 아이에게 말하고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과제 수행 요구를 잠시 멈추도록 하라.


이러한 여섯 가지 기본적인 전략들은 아이에게 가해지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그로인한 불안을 줄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아이의 의사소통과정과 반응을 관찰하고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를 위해 외부세계의 속도를 줄이고, 세분화하고, 명확하게 해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자폐아의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한 전략들을 요약해 보면, 기본적인 원리들(음식, 수면, 운동)로 시작하고 신경계를 조직화하고 차분하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외적인 요인들을 수정하는 다른 전략들을 추가 적용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돈된 신경계는 불안을 조절하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참고자료: “Autism Discussion Page on Anxiety, Behavior, School and Parenting Strategies.” - Bill N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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