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와 행동


[번역] 신체접촉에 대한 자폐아들의 회피와 집착 이해하기

김성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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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2 00:18






촉각에 있어 방어 기제를 가지고 있는 자폐아들은 부모의 접촉에 대해서조차 강한 회피 반응을 보입니다. 당연히 부모가 아닌 사람들이 자신을 만지려 할 때 방어적으로 물러나려하고, 누구든 그를 돌봐주려는 동안 이 때문에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한 옷을 입으려 하지 않고, 특정 질감이나 재질의 물건을 만지는 것도 피하려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손이나 몸이 닿을 수 있는 모든 상호작용을 통제하려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행동과 같은 이유로 인해 이 아이들은 종종 무언가를 꼭 움켜쥐거나 꽉 껴안는 등 강한 신체접촉에 집착하는 행동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항상 엄마나 아빠에게 몸을 붙이고 팔을 움켜쥐거나 허리를 껴안고 매달려 있으려고도 합니다. 앞에서처럼 접촉을 회피하려는 행동과 접촉에 집착하는 행동들은 서로 모순된 것처럼 보입니다.


촉각에 방어 기제를 지닌 많은 아이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그들이 민감하게 느끼는 것은 가벼운 접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매우 민감한 것은 피부 표면의 신경 말단이고 이 부분에 대한 자극에 대해서는 빠르게 회피하거나 제거하려는 반응을 유발합니다. 그러나 피부의 표면이 아닌 그 안쪽의 근육 깊숙히에 있는 신경 수용체들은 피부처럼 민감하지 않고, 그래서 피부 안쪽의 근육이 느낄 수 있는 정도 이상의 압력에 의한 접촉은 피부 표면에서 느끼는 접촉의 불편한 느낌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더 센 압력에 의한 접촉은 피부표면을 빠르게 지나쳐 근육과 힘줄 안에 있는 수용체를 활성화시킵니다. 이러한 큰 압력의 접촉은 또한 신경계를 차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고 촉각의 과민성을 가진 사람들의 불안정한 감각 신경계를 조직화하고 차분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촉각의 과민성을 가진 아이들의 신체를 만질 때는 회피와 부정적인 반응을 피하도록 가볍게 살짝 만지지 말고 크고 확실하게 만져야 합니다.


잘 매달리고 무언가를 꼭 잡고 있기 좋아하는 아이들은 지속적인 접촉을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를 붙잡고 잘 놓지 않기도 합니다. 이들은 촉각적인 피드백을 얻고 탐색하기 위해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만지려 할 수도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아이들에게는 보통 두 가지의 특징이 있습니다: (1) 아이는 접촉을 스스로 통제하려고 합니다. 즉 다른 사람이 자신을 만지는 것보다 자신이 그 사람을 만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2) 이럴 때 아이가 원하는 접촉은 보통 가벼운 접촉이 아니라 다소 강한 접촉입니다. 물론 가벼운 접촉도 자신이 스스로 그 접촉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그 신체접촉을 다룰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배설물이나 침을 그들의 피부에 발라서 촉각 자극을 달래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에 의해 통제된 자극은 불안한 신경계를 안정시켜 줄 수 있습니다.


신체 접촉은 인간의 기본 욕구 중에 하나이고 종종 감각적으로 민감한 아이는 이런 접촉을 강하게 요구하지만 (1) 그것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2)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그들은 한편으로는 촉각 회피자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촉각을 갈망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언뜻보기에는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촉각에 민감성을 가진 아이들과 상호작용할 때 추천할만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아이를 만지기 전에 미리 알려주세요.


2. 가능하다면 아이가 먼저 접촉을 통제하게 해주세요(당신이 아이의 손을 잡는 대신 아이가 당신의 손을 잡게 하세요).


3. 만질 때는 가벼운 접촉보다는 강하게 접촉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접촉을 강요하지 말고 유도하세요(예, 함께 기뻐할 일이나 축하할 일이나 칭찬할 일이 있을 때 자주 아이와 두 손바닥을 마주치는 것). 항상 어른이 손을 뻗어서 아이를 만지기보다는 아이가 어른을 만질 수 있게 해줍니다. 안전하게 유지하되 아이가 그것을 통제하게 해주세요.


5. 더 민감한 신체부위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보통 손, 발, 얼굴은 어깨, 팔, 다리보다 더 민감합니다.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이 부위들을 만지고자 할 때는 더 강하게 만져 주세요.


6. 중요한 것은 아이의 이런 민감성을 존중해 주세요. 아이가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면 바로 신체 접촉을 철회하고 아이를 안심시켜 주시고, 아이가 원할 때만 만질 것이라고 알려주며 지속적으로 안심시켜 주세요. 아이와 함께 하고 그의 민감성을 존중하고 그가 스스로 접촉을 시도할 때 가능한 많이 허락해 주세요.


7. 촉각의 민감성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일시적으로나마 그 민감성을 둔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분 좋게 그 부분의 피부를 문지르는 것을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즉,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그들의 손이나 팔이나 볼 같은 곳을 만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아이가 알아차리고 있다면, 그 사람이 자신을 만지기전에 자신이 먼저 그 부분을 미리 문지르도록 연습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일시적으로나마 민감성을 둔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 출처: Autism Discussion Page on the Core Challenges of Autism(Bill Nason, 2014)

- 번역: 김성남 / (주)쌤스토리, 소통과 지원 연구소 대표 /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


※ 위 글은 <함께웃는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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