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지원


자조모임이란?

정유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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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1 23:22

  

           

2018년 달력이 이제 한 장 밖에 남지 않았다.

아마도 11월은 지자체와 관공서 그리고 교육청 등 대부분의 기관들이 한해 사업을 마감하고 성과공유회와 토론회 그리고 정산 등의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을 것이다.


꿈고래놀이터 부모협동조합도 올해 사업들을 정리하면서 작년과 비교해 고무적인 사업이 있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바로 그것은 꿈고래놀이터에 자조모임인 꿈아람 사업이다. 

꿈아람이란 탐스레 익어가는 꿈이 아름다운 사람들이란 뜻이다.

아무래도 그동안은 협동조합이 주최가 되어 교육을 진행하다보니 아무리 의견을 반영한다 하더라도 자발적 동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기업체이자 결사체인 꿈고래가 이러한데 기관(복지관, 학교...)이 주최하는 모임이나 교육의 동기부여가 힘든 것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우리는 일년동안 장애자녀의 평생설계를 설계해보고 치료중심이 아니라 생애주기 관점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부모로서 해야 할 일들을 작성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서로 비슷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울기도 했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얻기도 하였으며, 불투명하지만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보기도 하였다.


이 과정에서 자조모임에 나오는 분들이 이런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누는 등 스스로가 원하는 것들을 진행하다보니 동기부여 및 참여율이 증가했으며 이는 설립 4년 만에 꿈고래놀이터 부모협동조합이 활발히 움직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럼 자조모임은 무슨 뜻일까? 공통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발적이고 비전문적 활동을 함으로써 집단 성원 개개인이 도움을 얻는 모임이란 뜻이다. 누군가가 시켜서 억지로 만들어서 만든 모임이 아니라는 뜻이다.


요즘 마을 단위, 혹은 학교 단위의 발달장애 부모님들이 협동조합 창업을 하시고 싶다는 컨설팅 의뢰를 자주 받곤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직은 협동조합으로의 단계가 아닌 자조모임으로 시작해야 하는 단계가 대부분이다. 자조모임을 통해 최소 일년은 함께 해결하고 싶은 공통의 문제에 한 방향으로 도출하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1년, 3년, 5년, 10년의 로드맵을 그려야 하며, 그 과정에서 아주 세밀한 규약들이 정해져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그런데 공통의 목표를 세운다는 게 사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모두가 원하는 것이 다르며, 기본적으로 내 아이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보니 아무리 자조모임이라 하더라도 내부적인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예산에 문제가 있다. 어느 것을 하던지 예산이 없으면 모임이 힘들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공모사업이나 회비를 통한 예산이 투입 되었을 때는 더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곤 한다.


너무 많은 의견을 하나로 묶는 과정에서 배가 산으로 가는 수도 있고, 일이년의 시간을 지나면서 모임 구성원들이 나왔다 들어왔다 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되어 가기도 한다. 어느 정도에 시간은 꼭 필요하며 이 시간에 단축여부는 모임 구성원들의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


모임이 안정화되고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일의 경중과 분배의 이야기가 아니라 리더가 일을 할 수 있도록 믿어주는 것이며, 리더는 얼마나 열린 자세로 소통하느냐가 모임의 성공을 가리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생각해보자. 리더형인지, 조력자형인지. 중간조직을 잘 이끌 수 있는 사람인지.... 그리고 내 몸과 내 성격에 맞는 일들을 성실히 이행할 각오과 자세를 갖추었는지 나 스스로를 점검해 보자. 


꿈고래의 소중한 자조모임, 꿈아람.

꿈아람의 미래가 기대되는 건 위에 나열한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한 기본 점검이 끝났고 일의 배분 또한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자가 그 몫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평한다.


자조모임이란 말에 걸맞게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부모님들의 행보가 2019년에는 다양한 곳에서 불길같이 일어나길 소망해 본다.


글쓴이; 임신화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 이사장/사회적경제 컨설턴트/자폐성장애 남매 동현,혜승이 엄마)     



                 

                            * 이 글은 함께웃는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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