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과 일


건강한 사회적 협동조합이란



글쓴이; 임신화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 이사장/사회적경제 컨설턴트/자폐성장애 남매 동현,혜승이 엄마)


지난해 9월 정부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촘촘한 돌봄 체계구축을 위하여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발표하였습니다. 그 일환으로 올해 3월에는 사회적 경제를 활용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활성화 지원계획이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되었으며 문재인정부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 정책을 보면 사회주택, 사회적 농업 등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발달장애인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시도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2015년부터 꿈고래놀이터 부모협동조합의 대표일꾼을 맡고 있는 저에게도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고자 하시는 분들이나 이제 막 첫걸음을 떼신 분들이 조직의 완성에 도움이 될 만한 자문을 구하거나 강의를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비단 협동조합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자녀 학급의 학부형 반모임부터 전국 단위의 조직까지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조직에 몸담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조직이나 법인의 힘으로 한목소리를 낼 때 훨씬 더 시너지를 내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새로운 협동조합을 만드는 일을 도와드리기도 하고, 또 힘들게 만들었지만 쉽게 없어지는 협동조합들을 보면서 그동안 느꼈던 조직 내 개인의 역할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팀으로 일해라!

한 사람에게 과하게 임무가 주어지는 건 건강한 조직이 아닙니다. 특히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 비영리조직이나 단기간에 임금 지급이 어려운 (사회적) 협동조합은 더더욱 대표나 이사장이 혼자서 일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동조합은 5명 이상이 함께 시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4명의 역할은 유명무실한 협동조합들도 많이 있습니다. 팀으로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유형에 사람인지 알아야 합니다.

리더형인지, 조력자형인지, 회계업무를 잘하는지, 사람을 만나는 일을 잘하는지, 기획을 잘하는지, 사람들을 다독이는 일을 잘하는지 등 각자의 유형에 맞는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도록 팀원들이 서로를 지지해 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2. 하늘 아래 새것이 없습니다!

내 주변에는 이런 서비스, 혹은 제품이 없더라도 누군가는 이미 그 일을 먼저 시작한 조직이 있습니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시작한 조직들과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은 어떤 차이점이 있어야 할까요? 바로 연대하고 협동하는 조직이 되어야 합니다. 협동조합 간 연대는 협동조합 7원칙에도 있습니다. 꼭 협동조합이 아니더라도 지역사회 내 다른 조직과의 연대가 그 조직에 성패를 가를 수도 있습니다.


3. 공부하자!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정책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이 수립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책의 장, 단점을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조직은 별로 없습니다. 새로운 정보에 대해 쉼없이 공부하면서 우리 조직이 어떻게 활용할지 또는 새로운 정책의 단점들을 어떻게 정부에 요구할지는 준비된 조직만이 가질 수 있는 능동적인 모습입니다.


4.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자!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1년, 5년, 10년, 20년 로드맵을 그리면서 그 계획에 부합하도록 우리 조직이 성장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막연하고 정교함이 부족한 기획은 조직이 결국 산으로 갈 수 있는 확률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습니다.


5. 제일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말을 이쁘게 하자!!!!

조직 내의 갈등은 매출이 나오지 않거나 공모사업에서 떨어져서 의욕이 상실될 때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조직원끼리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시작됩니다.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말 한마디에서 배어나오는 배려와 존경의 마음으로 그 조직이 흔들리지 않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였습니다. 우리는 장애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기 때문에 나 개인의 문제만으로도 한없이 힘들고 무기력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연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내가 아닌 상대방에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와 태도를 잃지 않는다면 자칫 소진되기 쉬운 순간을 피하고 감정의 소모를 줄여나가면서 건강한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함께웃는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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