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과 언어


반향어와 의사소통의 연결고리 만들기

김성남님

0

6298

2016.11.01 22:13



앞에서 우리는 반향어의 다양한 기능들을 살펴보았는데, 이제 우리가 아이들과 소통하는 데에 반향어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반향어를 이해할 때에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의미가 없거나, 목적이 없거나, 생각없는 반복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반향어는 소통을 위한 행위이고 시도입니다.


반향어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대표적인 행동 중에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느 특정 시기에만 이런 행동을 보이다가 사라지지만, 자폐아들은 이 행동을 더 오래, 심지어 성인기까지 계속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접근법들은 이러한 행동을 고치고, 제거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이들의 입장에서 소통의 시도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반향어를 없애는 것은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몇 가지 알아두면 좋을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제지하지 마라.


말을 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에게 말소리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이 비록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발화의 관습과 전혀 다른 방식이라 해도, 그 자체로 중요한 감정 표현과 발산의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것을 무조건 못하게 막는 것은 아이가 감정을 드러내고, 스스로를 안정시키고, 발화를 연습하고, 언어를 통해 소통하려고 시도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자신감을 가질 기회를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2. 무시하지 마라.


언뜻 보면 우리에게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 아이들의 반향어에 귀를 기울이기는 쉽지 않고, 게다가 그 말들이 일상적으로 자주 반복되다보면 우리가 그 말들을 무시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반향어들을 무시하고 그것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대화 시도를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3. 맥락을 이해하라.


그 말이 우리가 느끼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일 때는 일련의 말을 왜 계속 반복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 때에는 그 말의 내용보다 표현방식을 유심히 관찰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그 말의 어조, 억양, 리듬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그러면 그 말이 반복되는 근본 원인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말과 함께 동반되는 정서적인 반응도 주의 깊게 살펴 봐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과하게 흥분해 있다면 그 때는 자신을 가라앉히기 위해 반향어를 사용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우리와 함께 소통하는 동안 즐거워하고 있다면 반향어는 의사소통의 틈을 메우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4. 즐겨라


반향어는 발화 능력이 부족한 아이와 여러분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반복되는 각본을 알고 있다면, 그것을 활용해서 그 아이의 반복되는 소통에 함께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주의깊게 상황을 살펴보려면 천천히 소통을 시작하십시오. 때로는 이러한 시도가 아이의 즐거운 기분을 방해하거나 망칠 수도 있지만, 아이는 결국 자신이 이해받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부모나 선생님과 소통할 기회를 가졌다는 사실에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5. 바꾸고 확장하라.


아이가 기억하고 있는 구절이나 각본을 출발점으로 삼아 조금씩 바꿔 나가면서 새로운 어휘를 첨가할 수도 있고, 어떻게 단어들이 합쳐지고 연결될 수 있는지 보여줄 수도 있고, 그 구절이 문맥을 넘어 일반화되도록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집에 누군가 올 때마다 “아빠 집에 있어요! 아빠 집에 있어요!”라고 반향어로 말하기를 좋아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방문했을 때, “누나 집에 있어요! 누나 집에 있어요!”처럼 그 말에서 일부를 바꾸어 보세요.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그 말을 “누나 여기 있어요!” 또는 “동생은 밖에 있어요!”로 확장시켜 볼 수도 있습니다.


6. 첨가하라.​


반향어를 쓰는 아이들에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억 저장소의 언어 목록들과 선택할 수 있는 말들에 몇몇 새로운 목록들을 덧붙여 주세요. 아이에게 마실 것을 건네면서, “난 마시고 싶어”라고 말해 주세요. 만약 아이가 매우 즐거울 때 “영민이는 집으로 뛰어갔어요”라고 말하려고 한다면, 엄마는 “이거 재미있다!”라고 말하는 식으로 하면 됩니다. 반복되는 아이의 말들에 숨어 있는 이유나 의도를 알고 있다면, 우리는 아이에게 그 메시지를 더 효율적으로 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동시에 가르쳐서 다른 사람들도 그 아이의 말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7. 반향어와 단순한 말장난을 혼동하지 마라.


반향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은 말소리의 패턴과 억양을 매우 정확히 따라함으로써 본래의 말소리처럼 들리게 하는 아주 훌륭한 모방가가 될 수 있답니다. 만약 여러분이 아이의 반복된 말의 근원을 알지 못한다면 그 말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엄마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아이가 정확히 필요한 말이나 표현을 하지 않으면 그냥 대화가 안된다고만 생각하여 계속 아이와 말을 이어가지 않으려 할 수 있으며 대화가 아주 웃긴 동문서답 같다거나 엉망이라고 치부하여 아이에게 그 말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바른 말을 하도록 강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엄마가 아이와 말하는 동안 아이들은 불안해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일상적인 대화, 적절한 대화 형식 등에 얽매어 반향어와 그냥 무의미한 흉내내는 장난을 혼동하지 않도록 아이의 반응과 전후 상황과 맥락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반향어는 때때로 엄마들을 좌절하게 만들 수도, 헷갈리게 할 수도, 짜증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의 부모들로써, 당신은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아주 많은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아이를 온전히 모두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반향어도 그 중에 하나이죠.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사실들과 방법들을 잘 고려한다면 생각보다 더 빨리, 더 쉽게 아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참고자료:www.snagglebox.com/article/echolalia-communication


twitter facebook google+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