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지원


성인- 자폐적이고 돌봄을 받지 못하는

이경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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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1 00:37

 

  201011월 췌장암으로 돌아가시기 두달 전에, 언제나 강하고 굳세던 어머니는 자폐 형에 대한 연민으로 내 팔에 기대어 엉엉 울며 무너지셨다40년 동안 시설에 있었고 그때 55세였던 죠슈아는 안정적인 상황이었고 관계도 건강해보였다. 하지만 어머니는 장애아이들의 모든 부모가 사로잡혀 있는 공포: 내가 죽고나면 내 아이는 어떤 일을 당할까? 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내가 형의 후견인이 되어 돌보겠다고 서둘러 약속했음에도, 어머니는 슬픔을 가누질 못하셨다. 사실, 어머니와 형 사이의 끈끈한 관계를 알고 있었기에 어머니의 그런 반응은 내게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부모와 장애자녀간의 많은 사례들에서 그러하듯, 일찍이 형성된 둘 사이의 관계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모성적 관심 밖으로 밀어내었다.

 

 소년기의 어린 나는 형의 긴 텐트럼과 공공장소(그리고 사적인 장소에서의) 유혈이 낭자한 자해 시도, 어머니에 대한 정기적인 신체적 폭행을 보면서 형제에 대한 본능적인 사랑과 맹목적인 분노사이에서 위태로운 감정적 균형잡기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최소한 어머니의 감정의 깊이를 대체할만한 것은 없었다. 형은 어머니 삶의 핵심적 열정이었고 어머니의 죽음 바로 앞 지점에서조차 여전히 그러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나는 약속대로 후견인 서류에 사인을 하였다.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나 자신이 미국의 성인  자폐라는 섬나라의 한정적 거주자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까지 내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던 까닭은 (미국의 성인 자폐 성인라는) 섬이 드러날 때까지 그 섬을 둘러싸고 있는 물들이 미지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동 자폐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많다. 누구나 그렇지 않은가? 종종 이 질환은 오늘날의 빠르고 엉클어진 삶에 적응하느라 생긴 인지적 과부하로 표현되곤 한다. 또한 그 수치는 현기증 날만 하다: 2000년에는 자폐증이 있는 아동이 150명 중 한명이었고, 지금은 68명중 한명으로 증가했다. 그 사이에, 새로운 학교, 사이트, 활동단체, 지원해주는 사회 연결망, 그리고 우리 사회의 혁신적인 문화와 정치적 흐름들이 자폐인들의 권리를 주장함으로써 자폐에 관한 사회 기반 시설들이 점차 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 연구원들은 잠재적으로 자폐의 근원이 될 수 있어 보이는 과거 미스테리한 사건들-러시아의 신들린 바보, 초기 근대 유럽의 야생 어린이라 불리는 사례-을 다룸으로써 자폐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있다.

  

 최근 아스퍼거 증후군과 수많은 관련된 아동 장애 증상을 자폐성 장애(A.S.D)’라는 개념 아래 묶음으로써 고기능이기 때문에 가끔은 그들의 자폐를 축복이나 성공적인 것으로 여기는 이들을 자폐의 고통을 받는 자로 만들었다이러한 종합적인 묶음으로 보는 것은 또한 그 진단을 받은 아동이 수치상으로 증가하게 된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준다.


하지만 아이들은 결국 자라는 법이다. 자폐를 가진 아이들은 지난 50년간 나이를 먹어왔다대락 보더라도 50만명의 자폐 아동이 앞으로 10년 안에 성인이 될 것이고, 그들은 21세가 되는 시점에 자신들이 슬픈 역설을 물려받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교육부의 보호 아래) 그 때까지 연방(국가)적으로 보장되어 왔던 지원과 제공되는 많은 것들이 만료된다; 그들에게 제공되는 기금의 원천은 주마다 다른 훨씬 더 작은 금액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저소득층 보장제도사회적 보장제도와 마찬가지로, 이 자원들은 가족들이 찾아내기 어렵게 되어있다.  따라서 직업을 가르치고, 집을 구해주고, 치료와 상담을 하게 해 주는 등의 재정적 지원은, 가장 필요한 시기에 줄어들게 된다2011년 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국 자폐인들의 39%가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외로움과 사회적 소외감이 가장 큰 이슈이다. 대부분 필자의 형보다 상태가 괜찮은-자폐 성인들 사이에서도 실업은 흔한 일이다. 대략 90%의 자폐 성인들이 직업이 없거나 능력 이하의 일을 하고 있다.

 

 정부 지원 정책은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같은 성장기를 거친다는 생각과, 이 젊은이들이 특별한 지원 없이도 어떻게든 일반적인 성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마법적인 사고에 기반을 두는 듯하다. 몇몇 주(State)들은 이제 맞춤형 연방 준비 기금(federal funds)을 마련하고 있지만, 부모와 자녀들에게 급격한 (기금의) 감소와 위기는 아직도 존재한다.

 

  이것은 더 큰 단절의 일부일 뿐이다. 지금은 치료 공동체(therapeutic community)에 있거나, 노부모와 살거나, 그룹홈이나 진단을 받지 않은 채 정신병원에 있는 나의 형과 같은 중년 혹은 노년의 자폐인들에 대한 실질적인 국가적 차원의 논의가 사실상 나오지 않고 있다. 이쪽 분야 인사들에 대한 연구비 지원이 매우 저조하고,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한 공공 정책 토론 역시 거의 없다.

 

 그들의 장기적인 케어와 연관되는 특정한 건강 문제들, 자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진전되고 변화하는지, 또는 어떤 지속적인 영향이 사회에서 잘 지낼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처방일지 등에 관해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채플 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소아정신과, 심리학과 교수인 Joseph Piven박사는 자폐를 가진 성인들에 대한 문헌이 거의 없고, 따라서 사실상 우리에게 지식 기반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슈아(필자의 형)은 운이 좋은 편이다. 수십 년간의 어머니의 부지런한 지지 덕에, 그는 지금 뉴저지주 중심에 있는 사회적인 면과 의료적인 면에서 완벽한-아름답고 잘 지원되는 치료 공동체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에겐 너무도 어려웠던) 맥도날드 식탁 정리, (역시나 어려웠던) 고등학교 매점 서빙, 그리고 그가 많은 해를 보냈던 시골에 있는 치료 공동체에서 큰 농장의 일꾼으로 일한 것 (진저리를 쳤지만 집요하게 강요당하였던 일자리)등 긴 직장인의 생활 후에 활동적인 일에서 벗어나면서, 형은 57세에 메인 캠퍼스에서 몇 마일 떨어져 있는 고령 거주자들을 위한 곳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이곳에서마저도 냉혹한 현실과 부딪혀야 했다.

 

 나는 종종 형이 의지하던 간병인이 그만둔다는 간결한 통보를 정기적으로 받는다. 왜냐고? 자폐성인을 위한 치료 공동체와 집단 거주시설은 복지인력의 직장 이직률이 높아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필자가 30여 년 동안 보아왔던 일선 사회복지사들은 가족들이 없을 때 그 가족의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주는 실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영웅들이다. 하지만 비교적 낮은 임금(2009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풀타임 직원 평균 연봉이 2.2만불 이하였다)으로 인해 이직률이 높다.

 

 총 지출 측면에서 보면, 자폐인들을 위한 정부 지원은 상당한 편이다. ‘The Combating Autism Act’ 법률이 2006년 부시 대통령 아래 통과되어 선별, 조기치료, 교육과 연구 등에서 포괄적인 지원을 보장하였다.  이 법률은 2014년 오바마 대통령 아래 갱신되었고(명칭도 보다 적절한 자폐지원법 Autism Cares Act로 변경되었다) 연방, , 민간에게는 여전히 엄청난 양2.5조 달러정도-의 지출이 된다

 

 그러나 기금 지원의 우선순위들을 간단히 살펴보면 필자의 형의 나이 대를 위한 지원은 거의 없다.발달 장애인들과 뇌상 환자들에게 복지를 제공하고 필자의 형의 거주지를 소유하고 관리하는 Bancroft를 위한 대책 위원회의 부회장인 Karen Parenti는 자폐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들의 장기적인 효력에 대한 종단연구와,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공교육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같은 것들이 시급하다고 했다.(Karen Parenti)Simons 재단 자폐연구소 소장인 Louis F. Reichardt에게 서한을 보내어, 자폐를 가진 성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그보다 어린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아이큐, 언어 능력, 사회성 등과 같이 성인들의 어떤 특징이 (자폐를 가진)미성년자들과 공통적인지, 또 다른지 알아내야 한다. 이로써 어느 정도의 성숙함과 노화가 자폐와 관련된 결함의 심각성에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라고 하였다. 사실 지금으로서는 거의 모든 지원이 다 필요한 상태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자폐를 가진 성인들에 대한 연구 계획이 산발적으로 이루어졌을 뿐이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떠한 지원도 필자의 형의 인생에 영향을 줄 만큼 필요한 때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최근 형의 시설에 방문해보니, 형이 받고 있는 훈련(지원)은 여느 때와 같았다.  내 여자 친구와 나는 사근사근한 직원들과 인사했으며 형을 데리고 나와서 식사를 했다. 형은 내가 너무 멀리 나온 건 아닌가?”라거나 너를 만나는 동안 내 행동이 너를 기쁘게 한걸까?” 혹은 끊임없이, “내일 언제 집(시설)으로 돌아가야 하지?” 등 우리가 함께 있을 때마다 반복하는 걱정이 가득 찬 질문들을 해대었다.

 

 우리는 말없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를 보았고, 함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이것은 잠깐이나마 시설 밖에서 있고 싶은 그의 바람을 이루어주는 방식이었다필자가 어렸을 적에 이런 방식의 방문은 내게 충격을 주곤 했고, 나는 곧잘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이러한 감정의 우여곡절은 언제나 내 뒤에 따라다녔다. 그나마 요즘은 형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듯 보여서 조금 진정이 되었다.

 

 이제 점차 지난 수년 간 그래왔듯이 형은 강도 높은 약물로 정신을 안정시키게 될 것이며 그의 생각은 그가 할 다음 활동과 식사가 무엇인지에 사로잡혀 맴돌 것이며, 어머니의 유산인 깔끔하고 해가 잘 드는 방과 반짝거리는 주변 환경속에서 계속해서 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

 

 모르는 것이 약(축복)일까? 상황에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다행히도(반어적으로), 형이 앞으로도 인지하지 못할 수많은 것들 중 하나는, 그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에 대한 것이다

 

 엘리 고틀립은 소설 “Best Boy”를 쓴 작가이다.

 

원글:  https://www.nytimes.com/2015/09/06/opinion/sunday/adult-autistic-and-ignored.html

 

번역: 이경아/ 부모, 청소년상담사, 교육학박사

(김근백군이 초벌번역을 맡아주었습니다.)

 

* 이 글은 <함께 웃는 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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