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과 작업


자폐성 장애아와 감각으로 소통하기 (1)

김성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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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15:43





“우리 아이들은 우리에게 항상 힌트를 주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읽어내는 방법을 배우기만 하면 된다. 감각을 통한 소통의 세계에 눈을 뜸으로써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배울 수 있다.”

- from www.sheknows.com



특정 감각의 선호와 회피


P는 네 살이고 흔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지 않을 때면, 아이는 구석에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앞뒤로 흔들며 놉니다. K는 세 살이고 냄새 맡는 것을 좋아합니다. 누군가를 만나면 눈을 마주치며 반기는 것보다는 그 사람의 옷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섯 살인 J는 책상 위에서 어떤 물건을 가지고 노는 활동을 하자고 하면, 손목을 펄럭거리며 흔들거나 팔을 흔들어 반응을 합니다. 여섯 살 L군은 누군가가 자기를 만지는 것을 견디지 못합니다. 다른 아이가 자신과 살짝 스치기라도 하면, 그는 교실 한쪽에 있는 푹신푹신한 쇼파로 몸을 날리고 담요로 자기 몸을 덮어 가리려 합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왜 이런 특이한 행동들을 하는 것일까요?부모들과 전문가들 대부분이 자폐 증상이 있는 아이들이 이런 특이한 행동을 한다고 보고하고 있는데,그 행동의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합니다.어떤 이들은 이런 행동들을 부적응 행동이라 부르면서,행동 수정을 통해 이 행동을 없애고 합니다.어떤 이들은 이 아이들이 주의를 끌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한다고 보고 그 행동을 일부러 무시하기도 합니다.그러나,감각 처리 과정을 연구하고 감각통합 접근법을 적용하는 전문가들은 이런 행동을아이들이 자신들의 바램과 요구를 주변 사람들에게 표현하기 위해 하는 행동으로 해석합니다.이러한 해석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이 아이들의 언어를 배울 수 있고,새로운 방법으로 그들과 의사소통을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다음에서 감각 처리 과정과 그것에 대한 이해를 통해 아이들과 감각을 통해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각 처리 과정(Sensory Processing)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외부 세계와 우리의 신체 내부로부터 발생하는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나름의 방법을 가지고 있어서, 외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해석할 수 있고, 그 외부세계와 자신을 관련지을 수 있습니다. 아기였을 때 우리는 모두 부모의 손길과 냄새, 앞뒤로 흔들릴 때의 느낌이나 유모차를 타고 이동할 때 경험하는 감각의 변화같은 것들을 좋아했습니다.


아기들은 팔다리가 움직이고 허공에 발차기를 몇 분씩 계속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아기들은 주변의 소리에 집중하여, 다른 소리들과 음성을 구별해 내고, 음악을 귀기울여 듣고, 주변에서 들리는 다른 잡음들은 무시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점차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 중에서 주변의 사람들, 장난감들, 그리고 공원 산책길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풍경들 같이 특정 광경들을 선택해서 효율적으로 확인하도록 시각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아기들은 외부 세계에 대해 배우는 가장 중요한 의식적인 수단으로 시각을 사용하게 되면서 더욱 시각의 사용에 집중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시각을 통한 정보 수용을 가장 선호하게 됩니다. 시선을 사용하고 특정 대상에 눈을 맞추는 것은 의사소통의 필수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글자를 알아보거나 안전하게 발을 딛기 위해 앞을 살필 때도 중요한 필수 기능이 됩니다.

자폐성 장애아들의 ‘다른’ 선호 감각들

자폐성 장애아들은 장애가 없는 아이들과 달리, 감각 기능에 있어 그들만의 우선순위와 선호감각이 있습니다. 앞에서 예로 든 K 처럼 사람을 보는 것보다 냄새를 맡는 것을 더 좋아할 수 있습니다. 즉, 시각보다 후각을 더 선호할 수 있습니다. 또는 P 처럼 신체의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매우 좋게 느껴져서,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집중하기 보다 앞뒤로 몸을 흔드는 것을 더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특이한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행동은 우리가 자폐아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부모와 교사로서 우리는 아이들의 이러한 행동을 자신이 선호하는 감각 채널을 표현하는 행위임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부모와 교사들은 감각으로 ‘말하는’ 기술을 길러야 합니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이건 저만의 언어에요. 저는 이런 행동을 통해 세상과 관계를 맺어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러면 아이와 어떻게 감각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요. 그 방법에 대해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 김성남 / 특수교육학 박사

<참고자료>
Autism Discussion Page(2014) by Bill Nason

www.theconversation.com

www.shekno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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