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의 날적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면 기분좋아요내가 좋아하는 걸 내가 고르고 싶어요내가 먹고 싶은 메뉴도 내가 고르고 싶어요내가 결정하고 내가 세상을 움직이고 싶어요그렇지만 이 세상 모든 걸 나 혼자 할 순 없어요다 잘하진 못해요그래도 혼자 해보면 알 수 있어요다 잘하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어요무엇을 못하는지도 알 수 있어요잘 모르는 게 있다는 걸 잘 아는 것잘 모르는 게 무엇인지 우선 해보는 것잘 모르는 게 무엇인지 우선 해보도록 하는 것세상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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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남시에 살아요성남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탄천에서 운동해요그, 모든 사람들, 안에는 저도 있고 제 친구도 있고 체육선생님도 있어요말하기 어렵다고, 어려운 생각을 하기 어렵다고미리 따로, 우리들만의 공간으로 가라고 하는 건 싫어요저 넓은 풀밭과 산책길을 줄을 그어서다른 사람을 위한 곳, 장애인을 위한 곳으로나눌 수 있을까요?동네에서 뛰고 동네에서 놀고 동네에서 운동하는많은 사람들 안에 저도 같이 있고 싶어요저는 성남시에 사는동네 잘뛰는 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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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하는 건즐거운 일이지만처음에는 헷갈리는 일들도 많아요2월이었던 지난주까지는매일 체육하러 센터에만 갔는데이번 주부터는 학교부터 가야돼요월요일엔 학교 다음 복지관 가고화요일엔 학교 다음 볼링 가고수요일엔 학교 다음 센터 가고목요일엔 학교 다음 센터 가고금요일엔 학교 다음 수영도 가고매일 달라지는 일정은약속이랑 똑같아요내가 나랑 하는 약속이요약속은 바뀌면 안되고잊어버려도 안되는 거예요말로 하는 약속은 그냥 날아가 버려요그렇지만 글자로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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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공개한 통합유치원에서의 일화 기록을 살펴보면 7살 지환이의 '도전행동'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선생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음 또는 안할래요 라고 거부함), 대그룹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합니다. 친구가 애써 쌓은 블럭을 망가뜨리거나 친구가 놀고 있는 블럭을 말없이 빼옵니다. 대인관계에서 트러블을 일으키고 자칫 갈등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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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2: 통합유치원에서의 일화 기록 오늘 우연히 지환이가 어렸을 때 받았던 여러 개의 진단용 검사 결과지, 통합유치원에서의 일상을 서술한 기록지 및 개별화교육프로그램(IEP), 특수체육 프로그램 계획 및 활동지, 장애아동통합지원 프로그램 활동기록 등의 뭉치를 발견하였습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불과 3년 사이에 지능검사 및 사회성 등을 포함해서 무려 9번이나 검사를 했네요. 검사받은 곳도 장애인복지관, 종합사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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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1: 초등학교 입학식을 앞두고 지난주에 지환이는 종업식을 하고 고등학교 2학년 과정을 마쳤습니다. 이제 짧은 봄방학과 설날 명절을 보내면 고등학교 3학년생이 됩니다. 오늘 올라탄 버스 안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자료를 들고 있는 대학생 새내기들을 보니 새로운 출발을 앞둔 설레임이 전해져 왔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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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저는 조재현입니다저는 글씨 쓰는 걸 좋아해요동영상 보면서 글씨 쓰는 것도 좋아하고사람들이 물을 때 글로 써서 대답하는 것도 좋아해요말로 대답하는 건 어려워요발음도 어렵고 사람들이 잘 못 알아들어요수화도 조금 할 수 있어요그런데 수화는 엄마만 알아볼 수 있어요글자는 좋아요동영상 제목을 보면서 혼자 배울 수도 있어요좋아하는 음식 이름이나 노래제목은 혼자 배운 거예요나에 대해 궁금한 게 있을 때말로 대답하지 못하면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종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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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를 지적이라고 불러요지적이라서 잘 못한다고도 하고지적이라서 좀 배운다고도 해요전 지적인데 지적인가봐요전 저를재현이라 불러줬으면 좋겠어요재현이라서 어떤 건 잘하고재현이라서 어떤 건 못해요재현이라서 어떤 건 좋아하고재현이라서 어떤 건 싫어해요저는 매일매일재미있고 행복하게 살아요제가 살아가는 이야기를들려주고 싶어요안녕하세요저는 조재현입니다※지적인데 지적인 재현이의 날적이가 연재됩니다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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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이가 다섯살 때 있었던 일이다. 아현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여개의 정류장을 지나 북아현동 종점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던 시절이었다. 산동네 꼭대기에는 천여개의 가구가 모인 아파트가 있고 그 아래로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따라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작은 가게 등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마을버스를 타고 그 언덕길을 거쳐 치료센터와 복지관을 오가기도 하고, 날씨가 좋으면 지환이랑 슬렁슬렁 걸어가며 돌아다녔다.지환이는 지금도 가끔 자신의 관심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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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부산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비싼 KTX를 타고 가는데 당일로 되돌아오기 아쉬웠다. 모처럼 일상을 벗어나 부산의 명소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쳐올랐다. 문제는 지환이가 계절학교 프로그램을 위해 학교에 가야하는데, 엄마가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협조할지 여부이다. 지환이는 아침기상이 힘들어서 두들겨 꺠우다시피해야 간신히 일어나는 지경이다. 뿐만 아니라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늦장을 부리는 일이 다반사이다. 시간이 임박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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