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의 날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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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이를 잠깐 잃어버리고 마주쳤던 어떤 고정관념

Post Image 지환이가 다섯살 때 있었던 일이다. 아현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여개의 정류장을 지나 북아현동 종점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던 시절이었다. 산동네 꼭대기에는 천여개의 가구가 모인 아파트가 있고 그 아래로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따라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작은 가게 등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마을버스를 타고 그 언덕길을 거쳐 치료센터와 복지관을 오가기도 하고, 날씨가 좋으면 지환이랑 슬렁슬렁 걸어가며 돌아다녔다.지환이는 지금도 가끔 자신의 관심사에...   내용 보기

뛰는 엄마 (위에) 날아가는 아들

Post Image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부산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비싼 KTX를 타고 가는데 당일로 되돌아오기 아쉬웠다. 모처럼 일상을 벗어나 부산의 명소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쳐올랐다. 문제는 지환이가 계절학교 프로그램을 위해 학교에 가야하는데, 엄마가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협조할지 여부이다. 지환이는 아침기상이 힘들어서 두들겨 꺠우다시피해야 간신히 일어나는 지경이다. 뿐만 아니라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늦장을 부리는 일이 다반사이다. 시간이 임박해서야...   내용 보기

발달장애청년의 꿈

Post Image 초등학생 고학년 무렵부터 지환이는 "미​래에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유치원생 무렵에는 위암으로 개복수술을 받고 힘들게 투병하는 할아버지를 고쳐 주겠다고 하더니, 초등학생이 되어서는 "의사가 되서 엄마 허리 아픈 걸 고쳐주겠다"고 하였다. 허리 디스크는 나의 오랜 직업병으로, 종종 통증 때문에 쩔쩔 매며 일상생활을 잘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 그러더니 중학생 때 여자 친구가 교실에서 쓰러져 119에 실려 나가는 걸 보고, 의사...   내용 보기

타들어가는 마음

Post Image 장마전선이 잠시 남부지방으로 내려간 새 꽁꽁 숨어있던 뜨거운 태양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동안 쏟아지는 비 때문에 중단했던 산책을 위해서 집을 나섰다. 자주 다니던 인왕산 자락길을 걸어가는데, 내 눈을 잡아끄는 것이 보였다. 얼마전까지 비가 내리지 않고 무더위가 이어지는 통에 가장자리가 타들어간 나뭇잎들이었다. 올해는 이례적인 가뭄으로 저수지는 밑바닥까지 쩍쩍 갈라져버릴 정도였다. 이런 메마르고 뜨거운 날씨 때문에 농작물을 키우는 농부의...   내용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