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인식


고슴도치에게 풍선모자 씌워주기

더스페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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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3 14:12


통합을 뜻하는 영어 단어에는 integration inclusion 이 있습니다. 전자는 물리적, 수학적 의미의 통합을 뜻하며, 후자는 질적인 의미의 통합을 의미합니다. 사전적으로 inclusion 은 일정한 제약이나 극단을 배려하여 포함하는 것(including the stated limit or extremes in consideration or account)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통합교육이라 말할 때 사용하는 통합이라는 말의 정의입니다. 달리 말하면 통합의 전제는 배려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배려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다른 동물 친구들처럼 풍선모자를 쓰고 싶어하는 고슴도치에게 네 몸의 가시들 때문에 안된다고 말하는 것, 그러니 그 가시를 뽑든지 무디게 갈아버리든지 해서 다른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 비슷해 지도록 만들려고만 한다면 그것은 통합도 아니고 개별화도 아닙니다. 특히, 신체적 장애에 대해서는 이런 관점으로 그 장애를 없애거나 줄이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유독 발달장애와 같이 내적인 정신적 장애에 대해서는 장애를 줄이거나 감소시키는데 치중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가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어떻게 풍선모자를 씌워줄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찾아내는 일이 통합교육이고 개별화교육이 아닐까요? 

통합교육과 개별화교육이라는 두 가지 당면과제를 풀어가야 하는 특수교사에게 필요한 필수적인 자질 가운데 하나는 고정관념을 깨고 발상을 전환하여 정상 혹은 규준(norm)이라고 부르던 틀에 맞도록 아이를 끌고 가기보다는 그 틀을 깨고 각각의 아이들의 특성과 요구에 맞도록 통합하고 개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네모난 아이를 동그란 구멍에 맞추려 하기 전에 구멍을 네모난 모양으로 다듬는 방법을 찾아보려는 노력,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가르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노력입니다.


김성남 / 특수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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