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인식


정보격차가 삶의 격차인 시대의 특수교육

더스페셜님

0

2837

2016.01.25 17:32




미디어 이론의 대가 마샬 맥루한의 정의에 따르면, 미디어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도구이다. 이러한 광범위한 정의를 따른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도구들이 모두 미디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안경과 현미경과 망원경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시력이라는 기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미디어이고, 자전거와 지팡이와 휠체어는 다리의 기능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미디어이다.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보완하거나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구를 발명한 순간부터 인간은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된 것이다.

각종 미디어가 일상속에 필수품이 된 현대에는미디어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음을 의미하게 되었다.디지털 도어락을 생각해 보자. 요즘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이 기기를 사용해서 출입문을 개폐한다.이것이 어떤 의미로는 과거의 열쇠로 열고 잠그고 하던 것보다 신체적으로는 더 편해진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만큼 정보나 지식의 양은 늘어나게 된 것이다. 번호를 외우고, 그 순서대로 누르고 하는 인지적인 행위가 열쇠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리는 행위를 대신하게 된 것이므로, 결국신체적 불편은 감소하고 지적인불편은 증가하게 된 것이다.

학계와 정부와 산업계는 오늘날 일상적인 상황이 이렇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 발달장애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 신체적인 활동보다 지적인 활동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체장애나 시각 혹은 청각 장애로 인한 불편은 기술이 진보해가면서 점차 줄어들게 되는 반면, 지적능력과 학습능력의 장애로 인한 불편은 점차 증가될 수 있다. 정보활용능력은 점점 더 일상적인 능력이 될 것이고, 생존에 필수적인 능력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집에 들어가고 싶어도, 열쇠를 돌리는 정도의 신체적 능력만으로는 안된다. 번호를 외워야 하고, 순서를 외워야 한다. 휴대폰도 이제는 예전의 노트북 정도의 기능을 다 가지고 있으니 왠만한 사람들도 그 기능을 충분히 잘사용하기 어렵다. 당연히, 인지적인 장애를 가진 사용자들에겐 예전의 단순했던 전화기보다 훨신 더 사용하기 어려운 도구가 된 것이다. 게다가 이제 좀더 사용법이 단순한 유선전화와 폴더폰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지적인 부분에서의 장애나 제약이 있는 사람들은 TV시청(리모콘), 음악감상(MP3플레이어),길찾기(네비게이션) 등이 모두 더힘든 과제가 되어 가고 있다. 숫적으로다수이고 구매력이 있는 젊고, 장애가 없는 현대인들과 함께산다는 것이 이들에겐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어 가고 있다. 불과 5년 전과 지금의 세상이 이렇듯 다른데, 지금학령기에 있는 발달장애아들이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나가야 하는 수 년 후 우리사회가,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들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들이어떻게 바뀌게 될 지 상상하기가 어렵다.

나는 앞으로 특수교육의 결과 혹은 성과로서 장애아동의 성공적인 사회통합과 사회적응이라는 목표의 달성은 정보화 사회, 스마트 시대에 장애아동이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더욱 더 정보나 정보 단말기를 잘 활용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만들어 내는 지식창출에 큰 가치를 부여할 것이고, 이것을 잘 활용하는 이들이 만드는 세상은 정보활용능력이 우수한 사람들에게 더욱 유리할 것이 분명하다.


정보격차는 대다수의 인구가 기술과 정보활용 방식에 대해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선택한 결과로 인해 발생된다. 즉 다수의 지적 기능이 평균이상인 사람들이 도구와 그 도구의 사용 방식은,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고 효과적인 생활을 위해 선택한 결과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선택에 의해 정보격차가 심화되어 온 것이다. 따라서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별도의 배려가 필요하듯 정보격차에 있어서도 소수자중에 소수자인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적어도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현재 까지 이들을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당국이든, 특수교사든, 복지사든 많은 이들이 아직도 이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어도 더욱 더 뒤쳐지게 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점을 간과하지 말고, 그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 늦기 전에

twitter facebook google+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