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인식


절단장애인들의 환각에 대하여

더스페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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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5 16:49



팔이나 다리가 절단된 사람의 경우 의족이나 의수를 잘 사용하려면, 그 부위가 그대로 있는 것처럼 느끼는 환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들이 어떻게 환각을 느끼거나되찾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절단 장애인과 함께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인용합니다.

<되살아나는 환각>
(출처: 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109 쪽)

팔이나 다리를 절단한 환자나, 그런 사람들 곁에서 일하는 동료들은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의수나 의족을 사용함에 있어 환각의 유무는 대단히 중요하다. 마이클 크라머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손이나 발을 절단한 환자의 경우 환각의 가치는 대단히 크다. 예를 들어 다리가 의족일 경우, 안심하고 걷기 위해서는 거기에 환각이 있을 필요가 있다. 소위 신체 이미지라는 것이 의족 부분과 정확하게 들어맞아 일체감을 느끼지 못하면 만족스럽게 걸을 수가 없다."

이러한 까닭에 환각이 사라지면 오히려 불행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환각을 불러일으키거나 되살리는 것이 긴급한 과제가 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미첼(미국의 신경학자)이 서술한 바에 따르면 완신경총(腕神經叢, 팔의 신경이 모이는 곳)에 감응전류요법을 시도한 결과, 25년간 사라진 환각의 손이 돌연 '부활'했다고 한다.

필자도 다음과 같은 경험을 한 예가 있다. 필자가 진료한 환자는 아침마다 환각을 (스스로) '일으켰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언제나, 다리가 절단되고 남은 대퇴부를 몸 앞으로 끌어당겨 세차게 때렸다. 마치 갓난아기의 엉덩이를 때리듯이 여러 차례 찰싹찰싹 때렸다. 대여섯 차례 때리면 이 말초성 자극에 의해서 환각의 다리가 갑자기 되살아나고는 했다. 환각이 일어나는 순간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와도 같이 짧았다. 그러면 그는 비로소 의족을 끼고 걸을 수 있었다. 의족을 끼고 있는 사람들은 이 밖에도 갖가지 방법으로 환각을 일으키고 있을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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