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과 일


발달장애아에게 기초적인 생활기술을 가르치기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부모로서 여러분은 아이가 인생을 살아가는 일평생을 언제나 아이 옆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조만간 당신의 아이는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기초적인 생활기술을 더 일찍 가르칠수록 더 좋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많은 발달장애아들은 이러한 일상생활기술들을 자연스럽게 습득하지 못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익히게 되는 것들을 이들에게는 분명하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반복해서 가르쳐야만 합니다.


과한 보살핌의 위험성


많은 발달장애아의 부모들은 아이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에 신경을 쓰느라 아이에게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거나, 스스로 실패를 겪어볼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곤 합니다. 우리는 모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표현을 들어보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이들에게 실패를 허락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이렇게 아이의 실패를 걱정하는 것은 위험한 상황에서는 합리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완전히 잘못된 양육 태도입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의 약한 자존감을 지켜주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아이들이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그들이 실패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없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특별한 도움이 많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많은 걸 해주고 싶은 유혹은 크고, 그들이 잘 하지 못하는 것을 고쳐주고 싶은 유혹도 뿌리치기 힘듭니다.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이 직접 정리한 침대를 아이가 보는 자리에서 다시 바르게 정리합니까. 얼마나 많은 아빠들이 아이들이 장난감을 직접 조립하는 걸 지켜 보다가 잘못 끼우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하고 자신들이 직접 조립해 주려고 합니까. 이런 행동들은 사실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과잉보호이며, 부모의 완벽주의이고, 아이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어 결국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들입니다.


발달장애가 없는 비장애인 아이들은 주로 다른 사람들을 바라 보거나 모방하거나 그들과 교류하면서 생활방식을 배우곤 하지만, 대부분의 발달장애아동들은 그들만의 세계에 빠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정신적 활동의 대부분을 그들의 특별한 관심사에 전념하는 것은 자폐성 장애나 아스퍼거 증후군의 주요 특징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엄마는 아이가 자신이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이의 머릿속에는 그저 스타워즈 레고 피규어 생각으로 가득 차 있고는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엄마가 하는 것을 보면서 배우는 게 별로 없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생활 기술들은 보여주기만 하지 말고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가르쳐주면 됩니다.


이를 닦는 것을 예로 들어봅시다. 아이는 먹고 마시는 것을 끝낸 후, 칫솔을 적시고 그 위에 치약을 짜서 이를 골고루 닦는 정해진 패턴을 따라 할 때, 그 방법을 상세하고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치약을 짜는 행동조차도 얼마만큼의 양을 짜야 할지, 그리고 치약뚜껑은 사용 후에 다시 닫아야 한다는 것 등의 몇 가지 구체적인 것들을 자세히 알아야 하고, 이를 닦은 후에는 칫솔이나 컵 같은 도구들을 모두 깨끗이 씻어 제자리에 놓아야 하는 것까지 명확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이런 모든 수행 단계들을 익히는 동안에는 화장실에 작은 화이트보드를 걸어 두고 거기에 순서대로 적혀 있거나 순서대로 절차를 찍은 사진을 카드로 만들어 시각화하여 붙여 두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점 한 가지는 가능한 한 아이들을 재촉하지 않고 각 단계들을 천천히 따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이를 왜 닦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이를 닦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알게 해 줘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어갈 때 쯤에는 이를 닦지 않으면 이가 썩거나 치과에 가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쁜 입 냄새가 날 수도 있고, 위생상태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부수적인 결과도 있음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핵심 지도 원리


앞의 이닦기를 계속 예로 들어 아이가 스스로 이를 닦는 모든 절차들을 할 수 있게 하는 지도하는 방법을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절차


이를 성취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화이트보드에 적혀 있는 문장(절차)들을 그들이 따라할 수 있는 만큼만 남겨두고 지워버리는 것입니다. 계속 한 단계씩 성공해 간다면 아이들은 결국에 보드에 수행단계들이 적혀 있지 않아도 순서에 따라 이를 닦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장을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라면 그림이나 사진으로 같은 방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2.수행의 질


아이들이 각 단계를 잘 따르게 되면, 우리의 다음 목표는 아이들이 혼자 이를 닦은 후에는 치아의 상태가 깨끗하게 되어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이를 닦는 방법과 행동을 잘 살펴 본 후, 그들이 충분히 잘 하고 있음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이닦는 절차를 잘 지킬 수 있기 전까지는 아이들이 이를 닦은 후의 이의 상태에 대해 뭐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깨끗하게 닦았는지 아닌지를 지적하는 것은 우선 절차를 혼자 완성할 수 있게 된 후에 하도록 합니다.


3.속도


마지막으로, 아이가 수행 절차와 행동의 질을 모두 터득한 후에는, 속도를 높이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가 이닦는 데에 얼마나 걸리는지 재기 위해 타이머를 사용해야하며, 처음에는 시간을 여유있게 정해주고 그 시간 내에 이닦기를 마칠 수 있도록 하면서 매일 1분씩, 또는 30초씩, 시간을 단축시켜 타이머를 정해 주도록 합니다. 주의할 것은 과제를 시간내에 완수하는 것이 반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완벽히 끝내는 것임을 잘 알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모든 것을 제자리에 두는 데에 1분이 걸린다면, 1분정도를 여유 있게 남겨두고, 아이가 양치를 그만두도록 해야 합니다.

(이미지출처:www.autism-community.com)


아이들은 양치 외에도 목욕, 머리 감기, 책가방 싸기, 교복 입기, 그리고 슈퍼에서 물건 사오기 등의 많은 생활 기술들을 배워야 합니다. 아이에게 몇몇 비슷한 생활 과제들을 동시에 가르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이 과제들은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명료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모든 작고 상세한 절차와 방법들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장황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독립심은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는 핵심적인 것입니다. 이는 어쩌면 아이들의 삶에서 학업보다 더 중요할 것일 수 있는데도, 아직 많은 교사들과 부모들이 이를 명확하고 분명하게 잘 가르치지 않고 있습니다.


- 김성남 /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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