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와 행동


자해 행동에 대처하는 방법

김성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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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2 01:33


발달장애 아동 및 성인들은 자해 행동 즉, 자신의 신체를 스스로 해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발달장애인이 보이는 이러한 자해 행동은 다양한 이유로부터 비롯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좌절감과 스트레스의 표현일 수도 있고, 감각 과부하로 인한 고통을 스스로 줄이기 위한 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단순히 필요한 것을 얻어내기 위한 의사표현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관심과 주목을 끌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자해 행동이 강박적이거나 중독성이 있는 행동이 되어 버려 자기 신체에 계속 상처를 주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 되기도 하며 적절히 처치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자기존중감에 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문가들이 제안하고 있는 자해 행동을 다루기 위한 일반적인 절차와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해 행동을 치료하는 첫 번째 단계는 보통 그 행동이 가지고 있는 ‘기능’(즉, 의사소통, 스트레스 완화, 원치 않는 사건이나 상황의 회피, 자기 자극의 감소 또는 차단 등)을 식별해내는 기능적 행동 평가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기능적 행동 평가는 그 행동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할 때 발생하고, 그 행동이 가져 오는 즉각적인 영향(결과)이 무엇인지를 관찰하고 기록하여 분석하는 것입니다.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과 행동 직후에 발생하는 결과 요인을 확인함으로써 그 행동이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행동의 기능이 파악되고 나면 그 다음으로는 그 분석 결과에 의거해서 행동을 유발하는 조건을 바꾸고(예, 아동에게 주문하는 요구 수준을 낮추거나, 신경에 입력되는 감각 자극을 완화시켜 주거나, 지지 수준을 높이는 등), 동일한 필요(그 행동의 기능 또는 목적)를 충족시키는 보다 적절한 "대체" 행동을 가르치는 것으로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조금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도록 요구하거나 지시하였을 때 자해행동을 보인다면, 그 과제 수행에 대한 요구나 지시를 거부하는 더 적절한 방법을 가르치는 동시에 그와 내용은 비슷하지만 좀 더 쉬운 과제나 아이가 좋아할 만한 다른 과제로 변경하는 방법을 함께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그에게 요청되는 요구나 지시사항을 말이 아닌 그림카드 같은 좀더 즉각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시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가 있는 이들에게는 말소리가 시각적인 정보에 비해 더 자극적이거나 감정적으로 불안감을 촉발하는 촉구 방법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해 행동의 이유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하나씩 대처 방안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환경이나 주변 사람들의 요구가 주는압박 줄이고 당사자와 일치시키기


이러한 절차에서 제일 먼저 우선적으로 알아야할 한 가지는 그에게 압도적인 환경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주변 환경 가운데 어떤 요인들이 신경을 압도하는 것들인지가 파악이 된다면 그에 맞춰 환경 자체를 변경하여 그 사람에게 가하는 요구나 압박을 수정하거나, 환경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편의나 도구 등을 제공하거나 그것조차 여의치 않을 때에는(즉,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있어야 한다면) 그 발달장애 아동이나 성인을 위해 직접 도와줄 보조 인력이 함께 있어야 될 수도 있습니다.


즉, 발달장애인을 향해서 제시되는 주변의 요구(사람이나 환경이나 상황이 그에게 요구하는 것)가 너무 많으면 요구 사항을 줄이고, 요구 사항이나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쉽게 해주거나 추가적인 도움을 제공하여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상황이나 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요구 수준이나 요구 형태가 그 발달장애인의 현행 기술 수준이나 감각 신경의 차이와 잘 일치되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2. 의사표현 또는 요구를 위한 행동일 때


자해 행동의 기능이 필요와 희망사항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의사소통 기술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구두 언어가 어려운 경우 다양한 비언어적인 표현 방법들(그림, 몸짓, 동작, 기호 등)을 사용하여 요구를 표현하도록 가르칩니다. 그가 자해를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요구하려고 하는지 파악한 다음 그에 적합한 다른 적절한 의사소통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3.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행동일 때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원하지 않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자해 행동이 일어나고 있는 경우는 그가 그 상황을 벗어나거나 피하려는 “이유"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 이유에 맞춰 추가적인 지원을 구축하거나 요구를 줄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해 행동을 "멈추고 도움을 요청하는" 다른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 방법은 평소에 자주 반복해서 연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그가 원치 않는 상황을 연출한 뒤 적절하게 그 상황을 벗어나는 또 다른 행동을 가르쳐서 긍정적인 행동으로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느끼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평상시에 연습을 많이 해두는 것이 좋은데, 새로운 반응 방법이 지속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느껴질 때까지 체계적인 강화 스케쥴에 의한 훈련의 형태로 이루어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즉,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그 행동의 기능과 상황에 따라서는 ABA 전문가의 개입과 주변 사람의 반응이 함께 연계되어 지도가 되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일단 대상자가 새로운 반응 방법을 알게 되면 자해 행동으로 대처하던 그 상황에서 그는 학습된 대체 행동을 사용하고, 그러면 즉시 그를 그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주어 더 적절한 대체 행동에 대해 격려해 주는 식입니다. 새롭게 배운 보다 적절한 "상황 탈출" 방법이 성공적인 회피 방법으로 인정받고 즉시 강화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스트레스 물질을 감소시키기 위한 행동일 경우


자해 행동이 뇌신경에서 스트레스 물질을 방출시키기 위해 특정 감각을 계속 자극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때, 즉행동을 남용하는 방식으로 발생할 경우, (1)스트레스 물질을 감소시켜주기 위해 자주 신체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자해 행동과는 다른 형태로 고유 수용감각에 자극을 주는 방법(풍선껌 씹기, 고무공 쥐어짜기, 납조끼 착용, 트램폴린등)을 찾아주는 감각 통합적인 방법을 개발하여 시도해 보고(감각 다이어트로도 불림) (2)자해 행동을 대신 해서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대체 행동을 찾아 가르쳐 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손목을 문다면, 우리는 물기가 있는 씹는 튜브를 아이에게 제공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감각적으로 자해행동과 유사하거나 그 목적에 부합하는형태의 물기+씹기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5. 어떤 고통 때문인 경우


그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자해를 하는 경우는 당연히 그를 괴롭히는 고통의 원인을 확인하고 제거해 줄 필요가 있는데, 이때는 자신이 현재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새로이 가르치고 그것을 표현할 기회와 함께고통의 원인을 제거해 주는 식으로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자해 행동에 대한 충동을 다른 방법을 통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6. 상대방의 관심이나 강한 반응을 이끌어 내려고 자해를 할 때


다른 사람들로부터 강한 관심이나 반응을 얻어내기 위해 자해 행동을 하는 경우, (1)함께 상호작용하는 우리의 반응의 강도를 낮추고, (2) 그 자해 행동에는 반응하지 않고 다른 보다 적절한 행동에 더 강한 반응과 관심을 보여주도록 합니다. 이 경우 자해 행동을 하고 있는 동안 무관심하거나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 쉽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만, 크게 위험하지 않고 이유가 분명히 이러한 부분 때문이라면 일관되게 무관심이나 무반응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7. 자기 자극(감각 추구)의 한 형태일 경우


그가 자기 자극을 위한 방법으로 자해 행동을 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그 경우에는 그가 그와 비슷한 자극을 느낄 수 있는 더 다양한 행동들을 시도해 보면서 그의 감각 신경계를 진정시키거나 흥분시키는 (자해가 아닌) 다른 형태의 자기 자극 행동을 가르쳐 볼 수 있습니다.


8. 강박과 중독의 결과일 경우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자해 행동이 엔돌핀에 의해 유지되며 신경학적인 불안을 줄여주는 강박의 결과이고 결과적으로 중독에 가까워 위의 해결방법들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항갈망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행동전문가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이며,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이처럼 엔돌핀에 의해 자해 행동이 유지되는 경우라면 엔돌핀의 방출을 막기 위해 날트렉손(*)과 같은 약물을 사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날트렉손(naltrexone) - 알콜중독과 마약중독 등 중독 증상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항갈망제라고도 부른다.​)


작성자: 김성남(특수교육학 박사 /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


*이 글은 함께웃는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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