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와 행동


중도발달장애아동의 안전하고 상호존중적인 환경 만들기

이경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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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9 14:56




중도 지적장애, 자폐성향을 가진 초등 고학년, 혹은 중학생 아동이 있다. 그는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대근육 활동은 어느 정도 되지만 소근육은 기능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며, 언어이해와 표현등의 의사소통, 학습은 4세 이하의 수준이다.

상황에 대한 적응력, 사람에 대한관심이나욕구 표현은 지속적이지 않고 대체로 순한 편이다.


문제행동은 주로(더위를 많이 타서) 옷을 아무 데서나 벗는 것, 학습을 요구했을 때 거부하고 물건을 던지는 것, 손이나 몸의 상처를 뜯는 것, 화장실에 들어가서 너무 오래 머무는 것, 식사량이 많고 식탐이 있는 것, 음식이 아닌 것을 먹는 것, 먹은 것을 다시 게워내서 다시 삼키는 것, 밤에 자다말고 일어났을 때나 낯선 곳에서 울거나 웃는 것, 장소에서 몰래 이탈하여 길에서 서성거리는 것 등이다.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이해시키거나 훈육 훈련으로 행동을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와 교사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다룬 고기능과 중등도 발달장애의 훈련 프로그램은 자기훈련-부모 훈육법을 안내하였다. 발달에 대한 이해에 기반하여 설명하자면, 개인의 자기훈련은 부모나 교사의 훈육, 환경의 조정이 먼저 선행되어 잘 습득되었을 때 가능하며, 훈육과 환경 조정은 애착과 신뢰, 관계에 기반한 오랜 기간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중도발달장애인에게도 이러한 당사자 자기훈련-부모훈육 제공 등이 가능할까?


답은 "그렇다"이다. 발달은 성장/성숙과 환경(학습)의 총합이므로 인지적으로, 장애특성에 의해 발달적인 성장이 느리거나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더라도 주변에서 그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건강한 환경을 제공하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잘 안내해야 한다. 그래야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그가 잘 적응하게 도울 수 있다.


그렇다면 당사자 자기훈련-부모훈육 제공은 언제 어떻게 가능할까?


중도발달장애아동은 부모와 좋은 관계를 경험하였을까? 부모는 어떠한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을 통하여 자녀에게 말 걸고 반응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는지 알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라면, 그들은 교육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고 그와 잘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자녀는 안전하고 상호존중적인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발달장애 영유아에게 다양한 형태의 부모-자녀 상호작용 훈련, 의사소통 훈련, 부모교육이 제공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 어떠한 방식으로 안전하고 상호존중적인 환경을 자녀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

매우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많은 책들을 통해서 주변 부모들을 통해서 다양한 조언을 받아들이면 좋겠다.


그 중몇가지 원칙을 강조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자녀의 발달, 이해수준을 고려하고 있는가? 아이가 알아듣지 못하는 안내는 안내가 아닐 수 있다.

2. 동일한 원칙을 매번 사용하고 있는가? 부모의 감정, 상황에 따라 매번 원칙과 기준이 바뀌면 자녀는 알아듣지 못한다. 쉽고 명확하게 설명하라.

3. 상황 맥락, 부모나 주변 사람의 반응 등에 대해 자녀에게 안내하고 있는가? 자녀가 알아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아무 것도 설명하지않는다면 자녀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자녀도 상대를 존중하고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지금이 아니라 오랜 후가 되더라도.

4. 자녀가 3년 후, 5년 후에 배운대로 하게 된다면 이 원칙은 자녀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오래,천천히 배울 자녀가 정말 배울만한 것을 배우고 있는지 확인하라.

5. 부모와 주변인은 자녀를 존중하고 있고 있는가? 어떤 상황일지라도 자녀는 어린 아동이며 도움이 필요한 존재이다. 부모는 애가 아니니 아이 앞에서 감정적으로 굴지 말아야 한다.

6. 자녀가 배울 수 있다고 믿고 있는가? 배울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 굳이 가르치는 시늉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녀는 그것 말고도 배울 것이 많으니 말이다.

7. 자신(부모)이 수고하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위로하고 있는가? 스스로에 대한 자기연민, 자기부인 등에 빠져 있다면, 그것 먼저 해결하고 자녀와 만나도록 하라.


자녀의 눈을통해서 우리는 비로소 부모가 된다.

자녀의 눈에 비치는 나를 잘 응시하고 기운 내시라.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이경아/장애부모, 교육학박사, 청소년 상담사


*이글은 <함께 웃는 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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