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과 작업


감각자극, 사회적반응자극, 중립자극

지석연님

0

4426

2018.01.18 21:03



감각자극, 사회적반응자극, 중립자극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감각자극행동이나 감각추구행동을 한다고 말하고는 합니다. 이 말을 한번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감각 자극 (sensory stimulation)'. 그림에서처럼 말 그대로, 감각신경의 자극 수용체에 입력되는 신경 외부의 자극입니다.그렇다면 감각자극행동은 감각신경의 수용체에 자극이 입력되도록 하는 행동을 의미하겠죠? 감각신경에 입력되는 자극은 매우 다양하기도 하고, 자극이 입력된 다음 사람에게 느껴지는 지각이나 불/, 인지적인 해석과정에 따라 자극의 의미가 매우 달라집니다.




자극 자체의 감각적 감지

날씨가 너무 더운 날, 우리 피부에 시원한 물이나 얼음이 닿으면 피부의 촉각 중 온각 수용체는 얼음의 찬 감각을 감지해서 기분이 좋아지게 하겠죠. 그럴 때는 얼음에 손을 계속 갖다댈 거예요. 그런데, 지금과 같은 겨울철에 손이 시려운데 얼음이 닿으면 손이 더 차가워지니까 온각과 함께 있는 통각이 차가운 느낌을 통각으로 감지해서 얼음에서 손을 떼게 할 거예요. 자극에 대해 더 원하거나 피하는 이유는 대체로 좋아서’, ‘싫어서’, 또는 불쾌해서일 거예요.


이런 쾌/불쾌 반응을 유발하는 자극을 살피는 것은 중요하죠. 그 때 함께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중립적인 자극들이예요. 우리는 모든 자극에 대해 쾌/불쾌 반응을 하지 않아요. 반응하지 않는 자극들은 아주 많이 존재하죠. 그런 자극들을 중립 자극이라고 해요.


자극에 더해지는 사회적 / 정서적 반응자극

만으로 열살 정도 된 어떤 아이가 있어요. 손을 자꾸 바지에 넣는 거예요. 아이는 발달이 지연된 아이인데, 손을 바지에 넣는 행동을 주변에서 성적인 행동으로 보고 제지를 했어요. 바지에 손을 넣는 행동을 할 때마다 관심을 돌리려 하거나, 다른 행동으로 전환하려 하거나, 행동을 줄이려는 시도를 했어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내복을 입은 그 아이의 사타구니쪽에 땀띠가 난 거예요. 아이는 활동량이 많고 땀이 많이 나는 편이었구요. 그걸 알고 나서는 아무도 아이가 바지에 손을 넣는 행동을 성적인 행동으로 보지 않았어요. 오히려 내복을 벗기거나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히고, 환기가 잘 되게 하고, 아이를 편안하고 뽀송하게 하려고 했죠.


또 다른 경우도 있어요. 아이가 다른 사람을 자꾸 때리는 행동을 해요. 때리는 행동이 점점 심해지고, 개별이나 집단 수업이나 보육기관에서도 이 행동이 문제가 되었어요. 그래서 그 행동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여러 사람들이 여러가지 논의를 하고 시도를 했어요.


그 아이의 경우, 가만히 살펴보니, 자기 조명이 세게 켜지면 구석으로 들어가는데, 그 때 확 다가가는 사람을 할퀴어요. 가까이 세게 다가오면서 얼굴이 가까이 올 때 특히 더 때리거나 할퀴는 행동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동네에서 그 아이보다 나이가 약간 많은 또래들이 자기들끼리 놀고 있을 때였어요. 아이가 휙 다가갔는데, 다른 아이들이 놀이에 열중을 하고 있어서 다가오거나, 등을 때리거나 해도 별로 개의하지 않고 반응을 하지 않으니까 아이가 그냥 주변에서 놀면서 뛰고 움직이고 어느덧 아무도 때리지 않고 같이 있는 거예요. 그리고, 또래 아이들도 가만히 지켜보니 자기들끼리 부딪히고 툭 쳐도 미안하다, 괜찮다, 왜그러니 이런 중재를 아무도 하지 않고 그냥 그런가보다하며 엎치락 뒤치락 치고박고 싸우다가 다시 어울리고 노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중립적인 자극이 참 많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어른의,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의 대응에 비해, 아이보다 약간 손위의 또래 아이들은 참 당당하고 담담하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어른들은 대체로 어떻게 할까요? 어른이 생각한 행동과 약간 다른 행동을 하면, 우선 어떻게 반응할까요? ‘놀라거나’, ‘화내거나하지는 않나요? 행동은 우발적으로 우연히 나타났는데, 어른의 반응이, 주변 사람의 사회적 반응이 자극이 되어서 신경의 /불쾌시스템을 자극해서 행동이 더 강력해지는 경우는 없을까요?


중립적인 자극일 수도 있고, 감각적인 자극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사회적인 반응 때문에 더 사회적인 관계행동으로 번지는 경우는 없을까요?




지석연(발달장애지원 전문가포럼/작업치료사/ SISO감각통합상담연구소)


※ 위 글은 <함께웃는재단> 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twitter facebook google+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