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과 사회성


자폐인을 위한 신체 접근역학과 상호작용

더스페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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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2 17:30



사람들간의 상호작용에 있어 접근 역학이란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자신을 위치시키는 방식을 뜻하는데, 쉽게 말해 이것은 대인관계를 맺을 때 상대방과 알맞고 편안한 정도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분명히 이 물리적인 거리는 친밀감의 정도와 문화적 규범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인들은 친밀감을 이해하고 대인관계 행동의 사회적 규칙들을 인식하고 사용하는데 곤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거리를 친밀감이나 문화적 규범에 맞도록 상황에 맞게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것은 사회적 기술의 문제인 것 같지만 사회적 규칙을 떠나 살펴 보면 의사소통의 의도와 관계되는 문제임을 알 수 있다. 낯선 타인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말을 한다거나 얼굴을 가까이 들이 대고 친구에게 다가가는 것은 부적절한 친밀감의 표현이나 공격적인 위협으로 여겨질 수도 있으며, 매일 상호작용하는 친밀한 상대인 교사나 또래친구들, 심지어 가족들 간의 상호작용에서도 일정 거리 이상으로 상대가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거나 늘 그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려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특히 그 자폐 학생이 인지발달이나 문해력과 같은 다른 영역에서는 평균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상대방은 더욱 이런 행동을 특이하거나 이상하다고 느낄 수 있다.


몸가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신체의 자세는 대인간의 친밀감에 관한 정보를 전달해 줄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순간순간의 서로간의 정서적 반응들을 전달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들의 신체의 자세가 사회적인 상황(의사소통의 상황)에 비추어 적절하지 못하거나 유연하지 못한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그들은 긴장하여 몸에 힘을 주고 있는 경향이 있으며(물론 이것은 사회적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심리적 긴장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도 있다), 관심을 표현하거나 상대방의 상호작용 시도에 대한 자신의 심리적 태도의 미묘한 변화들을 유연하게 나타내기 위해 자세를 잘 바꾸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긍정이나 격려를 표현하기 위해 고개를 끄덕이지 않거나, 몸을 앞으로 내밀어 자기 차례가 왔을 때 반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이러한 어려움은 그들이 그러한 사회적 교류의 행위를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관심이나 정서적 변화를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한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것이 어떤 관습적인 형태의 행동이든지 그 개인만의 개성적인 표현이든지 관계없이, 감정적 반응을 전달하는 신체의 자세들도 자폐아들이 자연스럽게 습득하지 못하는 매우 큰 원초적인 어려움 중에 하나이다. 그들은 과격한 감정의 폭발이나 흥분의 분출과 같은 원초적인 강한 감정의 표출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인상을 찌푸린다거나 손사래를 친다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같은 좀더 미묘한 형태의 움직임은 더 이해하고 사용하기 어렵다.이러한 행동을 습득시키려는 상황에서의 교사(또는 부모)가 겪을 수 있는 딜레마는 진정한 사회적 관계에 대한 심리적인 이해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그 사회적 행동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접근에 있어 우리는 아이에게 (평균적인 거리로서) 50cm 정도의 거리에서 상대와 상호작용 행동을 하도록 가르칠 수 있으며, 이는 여러 상황에서 유용한 거리일 수 있지만, 아이가 이것에 융통성없이 완고하게 집착하게 되면 이는 그의 부모로부터(혹은 친밀한 관계의 타인들로부터) 거부의 몸짓으로 해석되어질 것이다.실제 교실에서 어린 자폐 아동의 교사는 접근의 문제에 대해 보통 두 가지의 사항에 우선권을 두어야 한다.


첫째는 아이들이 부모와 친밀한 접촉을 하는데 방해가 되도록 하는 장애물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가 즐기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동안 성인이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 둔감화 프로그램을 통해 지도할 수 있는데, 이 때 그 다가가는 정도는 아동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증가시켜야만 한다. 이밖에 아이가 좋아하면서도 성인이 신체적으로 아이 가까이에 끼어들어야 하는 놀이(예, 간지럼을 태우며 뒹구는 것 또는 서로의 허리춤을 잡고 기차놀이를 하는 것 등)를 할 수도 있으며 이 놀이속에 다른 형태의 의사소통의 교환을 도입할 수도 있다.


둘째로 우선권을 두어야 할 것은 아이에게 부당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 이러한 교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편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때 흔히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체계적 둔감화 기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것을 통해 점진적으로 아이로 하여금 교사가 필요한 거리에 자신의 곁에 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때 중요한 문제가 있다. 아이가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면, 교사의 접근이 위협적인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되며, 아이가 교사의 접근을 위협의 느낌을 갖거나 위협의 자세를 취하는 것(예, 갑자기 달려드는 것)으로 여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교사의 입장에서의 느낌이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그렇게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함께 상호작용하는 상대방에 대한 아이의 과거 경험과 상호작용하려는 사람(주로 교사나 부모)의 성별이나 성향(동작이 크고 거칠고 빠르거나 작고 부드럽고 느린 경우로 대비될 수 있는)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친밀한 접촉을 위한 점진적인 끼어들기 기법에서처럼 교사와 아이가 번갈아 다가가야 하거나 아이가 상대에게 다가가야하는 동기유발적인 놀이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그 한 예로 상대에게 다가가는 것이나 상대방이 자기에게 다가오는 것이 즐겁게 여겨지는 뒤쫒아가서 잡는 게임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이밖의 다른 여러 가지 상호작용의 경우, 다소 고지식하게 몇 가지 접근의 규칙(정해진 거리나 간격두기)을 가르칠 수밖에 없고 아이가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되도록 다양한 사람과 상황에에서 상대와의 적절한 거리에 대한 규칙들의 차이를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일상속에서 항상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인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이가 좀 더 언어이해력이 있다면, 비디오를 이용하는 것이 이러한 규칙을 스스로 점검해 보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될 수 있으며(아이가 사람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하여 아이 자신에게 다시 피드백이 되도록 보여주는 방법),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서있거나 너무 멀리 서있을 때 자신의 느낌이 어떠한지 또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는지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상호작용 중인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는 영상은 자기 자신의 신체 자세를 보며 가르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을 제공해 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 때 소셜스토리 라는 중재법을 동원할 수도 있다.불행히도, 서로 다른 많은 세상 사람들이 자신들을 상대에게 표현하기 위해 보여주는 자세의 차이점이 유사점보다 더 많다. 그리고 정상적인 발달이 이루어진 경우 대개 전의식적인 수준에서 작용하는 이러한 사회적 행위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에 대한 이해만이 이러한 유사점과 차이점을 인식하고 이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김성남 / 특수교육학 박사 / (주)쌤스토리 행복한마음발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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