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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알고갑시다!




글 : 백미옥 /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조력인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은 인권을 기반으로 한 자기결정과 권리옹호에 가치를 두고 있어야 한다."


2021년이 시작되자마자 많은 문의가 들어왔다. 자조모임을 구성하려고 하는데 자조모임 조력인으로 활동해달라는 의뢰를 여러 곳에서 요청한 것이다. 내가 현재 조력 중인 자조모임이 4곳이나 있어 조정이 필요했다. 원하는 일정이 겹쳐서 안타깝게도 단 한 곳을 빼고 모두 거절 할 수밖에 없었다.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은 필요에 의해 곳곳에서 많이 구성되고 있는데 그 자조모임을 조력할 수 있는 조력인이 매우 부족한 것이다.


작년엔 코로나19로 인해 내가 조력 중인 자조모임들의 대면 모임이 어려웠고 일정도 불규칙했었다. 그 덕분에 얻게 된 여유를 틈타 각 지역에서 의뢰받았던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조력인 양성교육> 프로그램에 강의를 수차례 진행했다. 줌을 이용한 비대면 교육에 내가 직접 강사로 참여한 것만 해도 7곳이나 되었다. 그런데 그 많은 교육 프로그램의 참석자들이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답답할 뿐이다.


그 많던 교육프로그램 참석자 중에는 당장 자조모임 조력인으로 활동 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보다는 미래의 어느 때에 조력인으로 일하게 될지 모르니 일단 듣고 보자는 마음으로 참석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게다가 교육과정에 배치된 강사진이 화려하고 교육장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줌교육이라는 편리성 덕분에 공부 삼아 들어야겠다는 계획으로 참석한 교육생들도 있었으리라 추측한다.

아무리 그래도 조력인 양성교육 프로그램이 작년 한 해뿐만 아니라 그 이전부터 계속 진행되어 왔었는데 아직도 나에게 먼저 의뢰가 온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고 속상하다. 이 생각이 쓸데없는 나의 오만한 착각이기를 소망한다.


조력인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지도 필요하지만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을 조력하는 임무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산 없이 순수하게 집중할 수 있는 제도와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어느 한 기관장이나 기관의 운영위원들의 개인적인 신념에 의한 지원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발달장애인 지원법이나 각 지역의 지원조례에 의한 지원 역시 선택이 아니라 의무로 규정되어야 한다. 즉, ‘지원할 수 있다’가 아니라 ‘지원한다.’ 또는 ‘지원해야 한다.’로 시행령이 명시되어야 한다. 시행령이 명시되어야 한다.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은 권리이기 때문이다.


한 모임 안에서 조력인의 활동과 역할을 제대로 마무리 짓는 것도 시작만큼이나 중요하다. 자조모임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끝을 내고 종료하기 전까지 지속 유지되어야 한다. 조력인의 역할이 더 이상 필요 없을 정도로 자조모임 구성원들의 역량이 탄탄해져서 조력인이 구성원에서 빠지게 되더라도 발달장애인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조모임을 꾸려가는 데 혼란과 불편이 없도록 자조모임 일정의 시작과 종료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고, 지원 기관과 소통할 수 있는 [지정된 장소]는 계속 지원되어야 한다.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의 구성이 장애의 유형과 장애의 정도가 분리되지 않은 자조모임은 조력인의 부담이 가중될 수가 있다. 그래서 조력인과 보조 조력인이 함께 구성원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인력이 지원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평안한 발달장애인 자조 모임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장애의 유형과 장애의 정도를 가진 구성원들이 자조모임에 참여하게 되면 구성원 간의 이해의 폭이 확대되고, 구성원 간의 차이를 발견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한 다양한 관계 대응하는 방식을 경험하면서 사회성을 발전시킬 수 있다. 자조모임을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고 자조모임의 구성원들 모두에게 유익한 긍정적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구성은 아동기부터 시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임을 통해 선택과 자기결정에 대한 경험을 어렸을 때부터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조모임을 통해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과 단체에 대한 소속감을 갖게 된다. 또한 또래들과 함께 경험한 다양한 사회활동은 자신의 권리를 알고 책임과 의무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된다. 발달장애인에게는 또래와 가족과 그들과 관계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이 그들의 모델이 된다. 주변에 함께 하는 좋은 모델들은 발달장애인에게 적극적인 옹호인으로 머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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