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과 언어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은 발달장애인인가 그 상대방인가?

김성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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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18:23



아직 말을 못하는 어린 아이가 소변이 마려울 때 그 앞에 있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물을 준다면, 혹은 목이 마르다는데 화장실을 데려간다면, 그리고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면 그 아이는 어떻게 행동을 하게 될까요? 어떤 행동을 하려 할까요?

자신에게 맞는 수단으로, 더 쉽고 더 적합한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권리와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여 아직도 기본적인 욕구조차 상대에게 전달하기 어려운 상태로 성인이 된 중증 발달장애인에게는 이러한 일이 실제로 자주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발달장애인의 어려운 행동을 적절한 행동이나 바람직한 행동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중재 기법으로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는 중재 기법의 명칭이 '기능적 의사소통 훈련(functional communication training)'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적절한 순간에 필요한만큼 충분히 소통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을 통해 서로와 서로가 처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욕구와 상황에 맞도록 적절히 기능하게 된다면, 서로에게 부적절하게 행동하게 되는 일은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순간, 그것이 적절한 행동으로 표출되고 상대에게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기능'이기도 하지만 발달장애인과 소통하는 파트너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합니다.


발달장애인이 그 장애가 심하여 비장애인과 동일한 방법과 형식(예, 말과 글)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해서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알아차리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직관적인 수준에서의 세심함이나 센스 정도가 아니라. 그의 소통의 시도가 행동으로 표출될 때의 구체적이고 정확한 요구와 전후좌우의 맥락과 표현 형태의 분석이고 그것을 최대한 정확히 이해하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지식과 경험입니다.

애정만으로 저절로 이해가 되고 소통이 되는 관계란 사실 일심동체가 아닌 한 거의 있을 수 없습니다. 부모나 형제라 해도 관심과 애정만으로 저절로 정확하고 효율적이고 적절한 소통과 상호작용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발달장애로 인해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어려움입니다. 이것이 발달장애를 여타의 신체적 장애와 본질적으로 다른 삶의 방향성을 갖게 하고 때로는 삶의 질 전체를 낮추는 주된 요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서로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통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발달장애인과 소통과 상호작용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파트너가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는 발달장애인과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소통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발달장애인과 소통하는 법을 아직 모르는 의사소통 파트너에게 원인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발달장애인이 비장애인인 상대방과 소통하는 법을 모른다면 그것은 '장애'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장애가 없는 상대방이 그들과 소통하는 법을 모른다면 그것은 무엇때문인가요? 그것도 발달장애인의 장애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으신가요? 그것은 청각장애인의 수화를 사용하여 소통을 시도할 때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청각장애인이 말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상대방이 수화를 모르기 때문에 소통을 못하는 것 아닐까요?


대부분의 경우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특히 자주 상호작용을 해야 하거나 하고 있는 상대방과 소통이 되지 않을 때, 그것은 의사소통 파트너인 주변인의 무지 때문이거나 잘봐줘도 소통에 대한 상대의 무관심이나 요령부득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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