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과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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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처음 가는 유치원





글 : 김재영 (서울정애학교 유아특수교사 / 발달장애지원 전문가포럼)


교사는 교사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새로운 시작을 설램과 기대 혹은 낯설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맞이하는 3월이다. 특별히 처음 기관을 보내기로 결정한 유아기 부모님들의 마음은 다른 누구보다 더 그럴 것이다.


유치원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양육과 돌봄이 우선되던 가정이라는 곳에서 배움을 위한 공간으로 아이들의 물리적 환경이 바뀌고, 상호작용의 주요 대상 또한 성인에서 또래로 전이되며, 양육자와 헤어져 있는 시간도 4~5시간으로 늘어나게 된다. 기관으로의 전이는 유아들이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업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과 방식은 아이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가정에서 기관으로의 성공적인 전이가 일어나기 위해 아이들의 어려움은 가정과 기관에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유치원 적응을 돕기 위해서는 유치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을 양육자가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른 인성과 기본생활습관 형성, 쉼과 몰입이 있는 자유놀이시간, 하루 1시간 이상의 실외활동이다. 바른 인성과 기본생활습관은 이후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영역이며, 쉼과 몰입이 있는 놀이는 이후 학령기에 자기주도적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실외활동은 신체 기능의 발달을 통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초체력을 형성하게 된다.


유아기는 많은 것들을 일상 속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배우고 익히게 되므로, 유치원의 교육활동은 단위 활동별 분리된 교육활동이 시간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활동이 하나로 연결된 일과로 운영된다. 집에서 자고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옷 입는 매일 반복된 일상과 같이 유치원에 들어서는 등원의 순간부터 엄마를 만나 집으로 돌아가는 귀가의 시간까지 모든 일상이 유치원의 교육 활동이다.

그렇다면 유아기의 배움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유치원의 규칙적인 일상에 적응하고, 발달과 흥미에 적절하게 제공되는 놀이를 반복되면서 아이들은 자기조절력이 생기게 된다. 영유아기는 발달이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이지만 이러한 발달은 책상에 앉아 말과 글로 배우는 학습이 아닌 흥미와 호기심, 직접 조작과 반복된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높은 곳에서 뛰면 다치니까 뛰면 안 돼.” 라고 수십 번 말로 하는 교육보다는 높이가 서로 다른 계단이나 구조물 위에서 반복적으로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아이 스스로 수도 없이 뛰어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다치지 않고 뛰어내릴 수 있는 높이’를 인식하게 되고 다치지 않도록 몸을 조절하는 신체 능력이 발달 되면서 ‘뛰어 내리면 위험한 높이’를 배우게 된다.


그래서 유치원에서는 안전하면서도 탐색적인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아이의 흥미와 요구에 따라 선택하고 놀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이 역동적으로 일어나도록 하고 있다.


유치원 적응을 위해 아이를 맞이하게 될 교사도, 헤어짐을 준비하는 양육자도 무엇보다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아이의 마음이다. 이제 시작될 유치원 생활은 겨우 막 36개월 ~ 48개월을 산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 과제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낯설고 새로운 공간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집중하여 반응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치원은 조금 더 친절하고 세심하게 적응을 지원해야 한다.


담임교사와 특수교사는 입학 전 미리 부모님과 만나 양육 정보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부모님이 가진 두려움과 기대감, 아이의 요구와 필요에 대해 구체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아이가 유치원에 오는 첫 날, 또는 적응하는 동안 보일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모색해 놓는 것이 좋다.


부모와 떨어지기 힘들어 하는 경우 억지로 떨어뜨리기 보다는 부모님과 함께 앉을 수 있도록 하고, 소란스러움이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하거나, 주의집중이 어려워 자리에 앉아있기 어렵다면, 입학식이 이루어지는 교실 뒷자리나 가장자리에 교사나 부모가 개입하기 쉬운 자리를 마련하고, 누가 개입할 것인지 미리 정해 놓고 자연스럽게 지원을 제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교사나 부모는 아이를 진정시키면서 “낯설어서 그렇구나! 불편하구나!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내가 도와줄게. 잘 하고 있어!”라고 작은 목소리로 반복한다면 주변의 또래들도 같은 마음이기 때문에 친구의 특별한 행동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교사나 부모가 아이의 돌발행동에 당황해하거나 방해가 된다는 생각에 데리고 나가버린다면 또래나 다른 교사들은 다음부터는 데리고 나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만약 잠깐 나갔다 오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갈까? 그러는 게 좋겠니?.”라며 아이의 마음을 읽어 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낯선 환경에서의 적응에 도움이 된다.


또 아이의 행동을 궁금해 하는 또래들에게는 “오늘 유치원에 처음 왔거든.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이 많이 있잖아. 우리가 아직 서로 친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친구의 마음을 잘 알 수는 없지만, 무섭기도 하고 떨리기도 할 거야. 친구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줄까? 너희들의 미소를 보면 조금 친해질 수 있을 것 같구나.” 라고 말해주며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상황을 이해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식이 시작되기 전까지 앉아서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 하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또 탐색적인 아이라면 미리 유치원과 상의하여 유치원 공간 구석구석을 소개하고 충분히 탐색하게 하여 아이의 동선을 미리 파악해 놓는 것도 좋다.

또 유치원 적응을 시도하는 시기에는 유치원 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방과 후에 이루어지는 개별 교육 활동을 꼭 필요한 활동으로만 제공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중요하다고해도 과도한 방과 후 활동은 만3-5세 아이의 생체 리듬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피곤한 뇌는 새로운 배움을 받아들이기 힘든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새롭게 입학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하며 응원한다. 유치원은 아이들의 생활, 즉 삶이 있는 곳이다. 우리 아이들이 있는 곳이 특수학교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장애가 있든 없든, 또 장애의 정도가 중하든 경하든 그 곳은 유아들이 누려야 할 삶의 한 공간이다. 모두가 이 공간을 함께 충분히 즐기고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함께웃는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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