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와 행동


[행동지원 컨설팅] 모두가 울어버린 컨설팅

정유진님

0

661

2023.02.25 17:21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가 울어버린 컨설팅



적절한 지도를 하지 않는 교사를 만날 때 부모는 답답해 합니다. 부모가 학교를 상대로 일방적인 요구나 억측을 할 때 교사는 힘들어합니다. 교사나 부모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할 때 갈등은 깊어집니다. 컨설팅을 문의하는 많은 사례가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부모, 게으르고 무책임한 교사를 모두 만나게 되는 제 입장에서는 어느 한 편이 약자라고 단정짓기 어려울 만큼 발달장애학생의 교육현장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런데 사람 살아가는 곳이 어디나 그러하듯 딱히 빌런이 있어서 악행을 보거나 당하는 것이 아닌데도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교사와 부모가 각자 노력하고 있는 건 확실한데 서로 미묘하게 소통의 간극이 생기거나 서로를 응원하는 방식이 달라서 오해하거나 학생 또는 자녀를 가운데 두고 기대하는 바나 이끄는 방식이나 속도가 달라서 마음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올해 그런 컨설팅을 맡게 되었습니다. 


교사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교사의 노력을 몰라주는 부모님이 야속했고, 부모님과 상담했을 때에는 교사의 오해가 속상했습니다. 친구, 연인, 부부 사이에도 이런 일이 자주 나타나곤 합니다. 공감을 기대하는 대화인데 야박스럽게 되려 지적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데 밍숭맹숭한 공감의 추임새만을 듣게 되는 소통을 우리도 꽤 자주 겪습니다. 


부모님과 교사가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을 확인했을 때, 컨설턴트의 제 역할이 과연 있는 것인지 의아하기도 했었고, 반대로 내 역할이 오히려 크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친구 사이라면 저처럼 오지랖 많은 친구가 중간에서 바쁘게 중재했겠지요 ㅎㅎ


지금 당장은 부모와 교사가 생각하는 지도, 양육, 기대하는 바가 온도차도 있고 속도나 방식의 차이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다다르고자 하는 곳이 같다는 걸 확인한다면 서로 좋은 파트너임을 인정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이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공감이 필요했던 교사에게는 좀더 분석적인 컨설팅을 진행했고, 디테일한 지도방식이 자리잡히기를 원했던 부모님에게는 나아가는 방향을 넓게 볼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당연히 그 중심에 있는 학생의 행동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부모와 교사, 학교관리자와 컨설턴트가 모두 함께 하는 회의를 몇 번 진행했고 마지막 회의가 있던 날 어머님께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그 한마디에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인정받은 느낌, 알아주고 있다는 느낌, 믿게 되었다는 느낌, 다행이라는 느낌... 


믿지 못해서 시작하게 된 컨설팅의 마무리에 결국 믿음을 남기게 된 컨설팅.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twitter facebook google+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