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와 행동


육하원칙으로 풀어보는 긍정적 행동지원



글 : 정유진 (부모 / 유아특수교육 석사 / 국제행동분석가)



최근 특수교육과 사회복지 분야에서 발달장애 아동, 학생 및 성인들의 다양한 행동문제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긍정적 행동지원 (PBS, Positive Behavior Support)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러 현장에서 강의, 자문, 상담 및 중재 등으로 적용되고 있는 긍정적 행동지원 사업을 육하원칙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WHY : 왜 긍정적 행동지원인가?

발달장애인의 어려운 행동을 돕기 위한 접근방식으로 PBS가 제기되기 전에는 이 행동의 원인을 장애인 개인의 결함이나 장애로 인한 제한으로 귀결시키는 관점이 팽배했습니다. 상황을 중재하는 방법 역시 문제행동에 대처하는 후속적인 조치가 편향적으로 강조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많은 시행착오와 연구 및 현장적용을 통해 어려운 행동이 반복하여 나타나는 환경과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이어져왔으며 발생 이후의 후속적 대응보다는 발생 이전의 예방적 전략이 효과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행동이 줄어들고 바람직한 행동이 늘어나는 변화를 이끌어내며 행동수정의 명분으로 당사자의 인권이 침해될 소지를 예방하고자 하는 PBS에 기반한 접근방식이 오늘날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WHO : 누가 긍정적 행동지원의 주체인가?

어려운 행동의 맥락을 파악하는 이론적 근간을 제공하는 응용행동분석을 전공한 사람을 전문가로 지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PBS의 궁극적인 목표가 환경과 사회로의 온전한 통합임을 감안할 때 당사자의 환경을 이루는 사람들은 누구나 PBS를 실천하는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특정기관에서 PBS를 적용하고자 할 때 단지 응용행동분석을 전공한 사람을 초빙하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장애인 당사자의 환경을 이루는 핵심인물들(가족, 교사, 지원서비스 관련종사자 등)이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팀워크를 수립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합니다.



WHEN : 언제 긍정적 행동지원을 적용하는가?

흔히 발달장애인이 어려운 행동을 보이거나 그로 인해 상황이 위험에 처하고 주변사람과의 갈등이 발생할 때 PBS의 적극적인 도입을 고려하게 됩니다. 그러나 PBS는 행동의 후속적인 조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예방적 차원의 노력을 훨씬 강조하고 있는 접근방식입니다. 어려운 행동이 발생하는 위기상황의 대응뿐 어려운 행동의 예방을 도모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기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사소통기술, 자기관리기술, 감정조절 기술을 소개하고 익히는 노력이 평상시에 진행됩니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행동이 나타나지 않는 평상시에 개인에게 필요한 맞춤형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예방전략에 시간과 에너지의 90% 이상을 투자하라는 과감한 조언을 합니다.



WHAT : 긍정적 행동지원의 전략은 무엇인가?

긍정적 행동지원의 구체적인 전략은 어려운 행동이 나타나는 상황이나 맥락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과 함께 행동의 당사자인 발달장애인의 개별적인 지원의 필요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장애인 당사자와 주변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침착하고 일관성있게 대처하는 매뉴얼이 필수적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주변 환경을 진단하여 어려운 행동이 발생하고 반복되는 원인이 밝혀진다면 이를 미리 제거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힘을 써야 합니다. 또한 의사소통의 제한, 감정조절의 어려움, 원활한 일상생활의 제약, 예측하지 못한 문제와 갈등 등에 대처하는 방법을 당사자가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WHERE : 긍정적 행동지원은 어디에서 적용하는가?

PBS를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진행됩니다. 실제로 가정에서 실천하는 PBS, 교육청/교육부 주관의 PBS 사업, 또는 사회복지기관의 PBS 컨설팅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PBS 접근은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삶을 이루는 모든 환경 속에서 총체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어려운 행동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환경과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는 환경 모두 행동지원 전략을 계획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단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PBS가 적용되는 곳 역시 가정과 기관, 지역사회가 모두 포함되어야 합니다. 가정에서의 행동지원을 고민하다 보면 교사나 복지사와의 만남이 필요하고, 학교에서의 행동지원을 논의하다보면 결국 부모님의 변화가 필수적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HOW : 긍정적 행동지원은 어떻게 적용하는가?

외국의 경우 PBS가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학교에서는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생활규칙을 지도하는 보편적 차원의 지원부터 개별적 차원의 집중적인 지원까지 위계별로 적용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교육 또는 복지기관 전체가 PBS접근을 전면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곳은 거의 드뭅니다. 여전히 어려운 행동을 보이는 개인과 근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별적 차원의 지원에 국한되어 있으며 그나마도 발달장애 관련정책으로 안착하지는 못했습니다. 여전히 PBS의 주체간 협력과 행동지원에 대한 방향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PBS전략의 계획과 실행 면에서도 이해나 능숙함의 부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부모교육, 부모상담, 교사워크샵, 직원연수 등 주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개별화된 전략을 적용하고 실질적인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례회의, 자문 등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 발달장애인과 관련하여 현장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주제는 문제행동 또는 도전적행동에 대한 적절한 대처와 지원입니다. 많은 기법과 이론이 보급되었지만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현장의 요구에 응답하기에는 인력과 자원이 태부족입니다. 발달장애인과 주변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긍정적 행동지원이 의미있는 결실을 거두는 사업으로, 나아가 안정적인 체계로 자리잡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저 역시 지치지 않고 현장에서 뛰고자 합니다.



※ 이 글은 함께웃는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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