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과 작업


S.M.A.R.T. 목표 세우기

지석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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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2 23:09







목표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의도에 따라 계획을 세우고 노력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 이루려고 하는 일’이라고 한다. 목적은 무엇일까? 목적은 구체적이기도 하고 철학적이기도 하다. 철학에서 목적이라는 말의 의미는 ’사실이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목적은 수단과 대치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목적과 목표, 두 단어를 비교해 볼 때, 목적은 좀 더 상위적인 의미에서 지향하는 바를 의미하고, 목표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시간상 한계를 둔 일이나 상태라고 볼 수 있겠다.


인간에게 있어서 발달은 목적이 될 수 있고 목표가 될 수도 있다. 학생의 교육에서 목적과 목표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발달의 목적과 목표도 서로 연결되어 흐르는 것이 이상적이다. 개별화 교육의 경우, [개인에게 맞는 교육]이라는 목적을 위해, 개인에게 적절한 학습 목표를 세우게 된다. 흔히 목표를 설정할 때는 구체적(Specific)이어야 하고, 측정가능(Measurable)해야 하고, 성취가능(Attainable)해야 하고, 현실적(Realistic)이어야 하고, 시간을 정해야 (Timely)한다는 피터 드러커식의 목표설정 방법을 따르기도 한다.


어떤 아이가 있었다. 오가며 다른 사람들을 때리는 행동을 한다. 아이의 보육 담당 교사와 치료사는 때리는 행동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정하였다. 때리는 행동을 줄이기 위해 때리는 행동을 할 때마다 타임아웃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고, 그렇게 시행을 하였다. 아이의 때리는 행동은 줄었으나 아이는 어린이집 들어가기를 극도로 거부하게 되었다. 이후에 때리는 행동을 하는 이유를 관찰해 보니, 아이는 갑자기 다가오는 사람이나 아이에게 때리는 행동을 하는데, 강아지를 무서워해서 강아지를 보면 피하는 행동을 하고, 그러면 지나가던 강아지는 오히려 아이에게 달려오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더 자세히 보니, 움직이는 아이들 중에 조금 더 순해보이는 아이들, 자기보다 덩치가 작은 아이들, 자기에게 반응을 더 많이 보이는 아이들을 때리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밖에서 놀라는 일이 생긴 경우에 실내에서 다른 아이들을 때리는 빈도가 높았다.


어느 날이었다. 아이가 운동장에서 형들이 축구를 하는데 우연히 함께 끼어들게 되었다. 규칙을 알고 축구를 할 수 있는 아이는 아니었는데, 운동장에서 놀이를 하고 있던 중에 형들이 축구를 시작해서 축구하는 무리로 들어간 것이었다. 아이는 축구공을 차며 마구 움직이는 형들을 보며 처음에는 형들을 때렸는데, 축구에 몰입한 아이들은 아무도 때리는 것에 반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축구공은 계속 여기저기 움직이고, 아이는 움직이는 축구공과 형들을 보다가 같이 웃으면서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축구는 계속 이어졌고, 아이가 축구를 규칙에 맞게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새 아무도 때리지 않고 축구시합 장소 복판에서 여기저기 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소위 깍두기로 축구 게임에 참여한 것이다. 목표가 되는 문제행동 줄이기는 목표로 고려하지 않은 놀이 참여를 통해 성취되었다.


아이들의 경우에만 보이는 예가 아니다. 성인들의 보호, 활동기관에서도 이런 양상을 보게 된다. 문제가 되는 행동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아서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전반적인 생활시간을 들여다보면 의무적으로 지내야 하는 시간이 많은 반면 자유롭고 안전하되 신나게 보내는 시간이 적거나 없거나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달성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목표만 달성이 되면 결과도 좋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실에서 목표는 달성했으나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 목표는 달성했으나 나빠지는 사회적 관계, 목표는 달성했으나 일반화되지 않는 경우를 우리는 실제로 맞닥뜨리지 않는가. 아이들의 발달을 위해 목표를 정할 때 우리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정답은 없겠지만, 큰 맥락에서 목표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우선적인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가급적 목표는 부정적인 표현이 아니라 긍정적인 표현으로 설정해야 하고, 생활 전반적인 균형을 살펴야 하며, 발달의 수준을 가급적 포괄적으로 살피고, 관련된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가 정말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설정한 목표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아이들이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15분 정도 몰입해서 놀 수 있는 놀이활동 찾고 그 활동의 제목 붙이기]라는 목표를 어른들이 먼저 달성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기한은 3개월 안으로 할까? 6개월 안으로 할까?




지석연(발달장애지원 전문가포럼/작업치료사/ SISO감각통합상담연구소) 



※ 위 글은 <함께웃는재단> 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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