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과 작업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활동 – ADL 에 대하여

지석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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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1 19:59

발달장애인만이 아니라 우리는 누구나 일상을 살고, 일상생활을 한다.

일상은 하루, 2-3일, 또는 일주일 정도의 주기를 타면서 늘상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삶이다.

그리고, 일상생활활동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활동은, 대체로 수준이 크게 다르지만 일상생활활동은 단계가 있고 연속적인 행동들이 모여 있다.


일상생활활동이라는 영어Activities of Daily Living은줄여서 ADL이라고 하여 다양한 지표로 사용되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로 확산되어 있다. ADL은 기본적인 활동에서 복잡한 활동으로 확장된다. 기본(Basic)일상생활활동은 개인적(Personal) 일상생활과 같은 용어라서 B-ADL, P-ADL 이라고 하고 그냥 ADL로 사용하기도 한다. 복잡한 일상생활활동은 복합적이고 사회적이라는 의미로 Instrumental ADL, IADL이라는 용어로 쓴다.

이 용어를 강조하는 이유는, 건강 연구들을 통해 ADL은 자기 돌봄 자립을 나타내는 근거로, IADL은 가정생활 자립의 근거가 되어서 지역생활이나 직업생활로 연계하는 기준이 되고 지표화 해서 행정결정자나 공공 업무를 결정하기 위한 소통 도구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ADL은 자기 돌봄(Self-care)이나 자조(Self-help) 활동과도 같은 말이다. 이 동의어대로 ADL ‘자기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에 중점을 둔 일상활동’ 이라는 개념이 있다. 아이가 일과적으로 놀이를 한다고 해도 놀이가 일상활동에 속하지 않는 것은, 자기 몸을 돌보는 것에 중점을 둔 활동이 아니고 즐거움에 초점을 둔 활동이기 때문이다.

ADL의 내용에는 씻기, 신체 위생관리하기, 용변관리하기, 옷입고 벗기, 먹기, 마시기, 자신의 건강 돌보기, 자기 안전 돌보기로 분류하기도 하고, 다음처럼 자기관리와 이동기능으로 나누는 분류방법도 있다.

• 자기관리 : 먹기(식사/간식), 몸단장하기, 목욕하기, 옷입기, 대소변 가리기와 화장실 위생(뒤처리하기)

• 이동기능: 자리에서 의자로, 방에서 방으로, 집 안에서 밖으로 이동하기

안전과 건강 돌보기까지 포함한 ADL 자립은 대체로 청소년기 정도로 파악되며 생활기능수행 (functioning)을 한다고 보지만, 이 활동은 경험과 환경에 의해 성취되는 것인지라 사람은 자기의 고유한 운동기능, 지적기능과 이 생활기능이 서로 일치하지는 않는다.


예로, 스티븐 호킹은 운동기능이 어려워 ADL은 활동지원을 받고 학자로 지적인 활동을 했다면, 지적 장애 판정은 받았지만 꾸준한 자조활동과 직업활동을 이어가는 지적장애 또는 발달장애인들도 있다.

스티븐 호킹의 사례와 비슷한 신체장애가 있는 사람도 운동 기능(function)이 기능하지 않아(not functioning) ADL을 직접 몸으로 하기는 어렵지만, 도움의 정도나 순서 등을 자기를 중심으로 요청하고 조정할 수 있다면 ADL은 자기 돌봄을 능동적 방식으로 소통의 자립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발달장애인에게 ADL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정함과 규칙성, 루틴이라는 특성 때문에 '안정적'이라는 의미가 있다. 또한 점차 여러 도구와 방법과 기술을 배우고, 자기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이 활동을 중심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배운다. 이런 경우, ADL을 잘 하거나 자립하게 되는데 이 사람들은 자존감이 더 높은 경향이 있고, 양육자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연구가 있다.

발달장애인의 발달은 일상생활의 규칙적인 활동을 긍정적이고 일관성 있게 돕는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무조건 도와주는 것도 안되고, 아직 능력이 안되는데 무조건 자립하라고 너무 어려운 단계를 일과에서 반복하는 것도 금물이다. 몸이 아프면 했던 것도 못하는 것이 우리들인데, 장애 아동은, 발달장애인은 했던 것을 못하게 되었을 때 더 겁내고 화내고 닥달하는 경우가 있다. 그 마음은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이성적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약자의 자조활동 참여는 인권이지만, 강요된 어려운 자조활동의 반복은 인권에 위배된다.


일상생활활동. 먹고, 씻고, 목욕하고, 대소변 보고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옷 갈아입고, 필요한 곳을 잘 이동하는 것.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가치를 두어야 하는 삶의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활동이다.

그래서 발달장애가 있어도 ADL은 기능수행장애가 아닌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장애가 없어도 ADL을 내내 의존하는 기능수행장애가 있는 사람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지석연 (작업치료사 / SISO감각통합상담연구소)


* 이 글은 함께웃는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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