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과 사회성


자폐성 장애와 마음 보기

더스페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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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22:35

오늘 발달장애인 대인관계기술 훈련에 관한강의 후에 자폐성 장애의 본질에 대한 부분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강의시간엔 좀 더 쉬운 예들로 설명을 하였지만 깊이 다시 새겨보기 위해 적는다)


모든 아이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다음의 세 가지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있다. 인간에게 내재된 이 선천적인 지식은 이러하다.


1. 사람에겐 '마음'이라는 게 존재한다.

2. 나의 '마음'과 내가 아닌 타자의 '마음'은 다르다.

3. 사람들은 서로 '마음'을 주거나 받으며 느낄 수 있다.


갓 돌이 지난 아주 어린 아이들도 이러한 '마음'에 대한 지식(이론)을 (언어적으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해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비교적 최근인 80년대 들어와서야 처음 학문적으로 연구되고 밝혀지기 시작했다(이론적인 뿌리는 그 이전 삐아제의 발생적 인식론과 비고츠키의 사회문화적 접근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인간이 누구나 발생학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이러한 능력에 손상이나 장애가 발생한 경우가 자폐성 장애이다. 물론 그 장애의 정도는 매우 넓은 범위에 걸쳐있어 개인차가 존재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들이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자신과 타인들의 '마음'에 대한 원초적인 지식을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자폐인에게 언어의 사회적 사용 즉 의사소통과 사회적으로 적절한 상호작용 행동을 교육시키거나 훈련시키고자했던 지난 반세기의 교수법 또는 중재법은 모두 겉으로 (눈에) 보이는 행동의 적절성, 사회적 기술의 훈련에만 집중해왔다. 다시 말해 여전히 자폐라는 현상의 그 기저에 놓여있는 이러한 '사회적 이해'(마음의 이해)를 자폐인에게 효과적으로 증진시키거나 재활시킬 교수법이나 중재방법을 찾아낸 바 없다. 물론 최근 20여년간 이러한 연구와 노력이 전세계 교육학자와 심리학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져왔지만, 누구나 동의할만큼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인식을 통해 자폐인을 바라보는 관점과 프레임을 바꿔야할 필요성은 분명히 드러났다. 모든 사회적 행동의 이면에 있는 원초적인 이해를 지향해야만 자폐인을 위한 교육과 재활과 복지는 그들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그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그들과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폐인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이해는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채워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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