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과 사회성


자폐아동의 사회성 발달

정유진님

0

690

2019.03.29 11:13




글 : 김성남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


다른 사람에 대한 반응과 대인관계


자폐아들은 장애의 정도에 따라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위축되어 있는, 글자 그대로 ‘자폐적인’ 특성을 보이는 장애가 심한 아이부터, 다른 사람이 다가갈 때 수동적인 방식으로 반응을 하지만 상호작용을 자발적으로 시도하지는 않는 정도로만 반응을 보이는 아이까지, 그 사회적 상호작용의 수준에서 개인차가 큽니다. 한편 다른 사람의 주의나 관심을 끌려고는 하지만, 그런 주의나 관심을 받을 때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를 잘 모르는 '적극적이지만 미숙한' 아이도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이러한 특성은 발달연령에 따라 연속선(스펙트럼)상에 위치하게 됩니다. 즉, 고립되고 외로운 유아기의 수준에서 적극적이지만 미숙한 십대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흔히 생각하듯, 자폐아들이 상대방에 대해 완전히 무반응인 것만은 아닙니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그들과 관계를 맺으려 시도하고, 그러한 시도가 단순하고 분명한 것이라면 이들도 반응을 보입니다. 그렇지만 상대의 행동이 이들에게 조금 더 모호한 내적인 상태를 드러내는 행동일 경우는 적절히 반응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자폐아들은 타인과 함께 주변 사물이나 사건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는 주의집중 공유(joint attention) 행동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자폐아들은 장난감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기 위해 그 사람의 시선을 장난감 쪽으로 이끌려는 시도를 거의 하지 않고, 물건을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거나 그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그것을 가리키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관심을 끄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도 흥미로운 것인지 또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흥미로운 물건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자폐아와 함께 생활하는 것은 힘든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들은 물건들을 자녀와 함께 사용하려고 하나 이들은 사물에 대한 관심을 부모와 함께 나누려는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혹여 그런 행동이 나타난다 해도 정서적인 반응이라기보다는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아직 어린 아이들도 부모에게 정서적인 '애착'을 갖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일부 아이들은 정상 발달 시기인 생후 6주쯤에 '사회적인 것으로 보이는 미소'를 짓기도 하며,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계속 미소를 짓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그들과 부모와의 관계가 정서적으로 전형적인 발달과정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그 학교를 떠났을 때, 왜 그 선생님이 떠났는지 되풀이해서 물었고, 심지어는 선생님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까지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반응은 단지 정해진 일과에 변화가 생김으로 인해 나타난 것이지 엄밀한 의미의 인간적인 관계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그 아이가 자신에게 '친구'가 있다고 말할 때도, 그저 한두 번 만났던 알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지, 어떤 유대감이 깊은 관계를 갖고 있는 동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눈맞춤


흔히, 자폐아들은 타인과 눈맞춤을 피하는 것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자폐아들은 단지 모든 것에 아주 짧은 순간 동안 눈길을 주는 것 뿐이지, 일부러 타인의 눈을 쳐다보지 않거나 피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실제 고의로 그러는 것이 아닌데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눈맞춤을 '피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어쨌든 그들의 시선 처리가 보통 아이들과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들은 '말없이' 의사소통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표정을 읽기 위해서 어느 곳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발달을 보이는 아이들에게는 많은 의미를 전달해 주는, 그런 '눈짓'을 주고받기 어렵다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들은 보통의 아이들처럼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상대의 눈과 얼굴 표정을 살펴보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흔히 우리가 눈치를 살핀다고 표현하는 행동인데, 자세히 살펴보면 자폐아들이 눈치를 살피지 않는다기보다는 보통 아이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흘낏 쳐다보는 것' 정도로 눈치를 살피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기


자폐아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고려하는데 매우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파악할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자폐아들은 타인의 생각을 고려할 수 없기 때문에 타인들의 행동이 매우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하거나 믿는 대로 행동하는데, 그것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대의 행동이 매우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것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자폐아들이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마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결핍된 상태는, 자폐아들이 말을 특이하게 사용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폐아들은 자기와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이 내 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혹은 자기가 말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계속 자기 말만을 해대고는 합니다. 타인의 생각(또는 마음)을 고려하는 능력은 일반적으로 생의 초기(연구에 따르면, 약 3세에서 4세경)부터 발달한다고 합니다. 전형적인 발달을 보이는 아동들과 성인들은 이러한 원초적인 능력을 통해 일상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러한 사회적 행동들을 이해합니다. 이 때문에 자폐인들은 사회 생활에서 누군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상대방이 가진 의도나 속임수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혹은 사람들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기가 의도한 대로 생각하도록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술수를 부린다는 것을 잘 느끼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마음의 이론(theory of mind)'이라 칭하며, 마음의 개념이 형성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어떤 이들은 자폐아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른다는 뜻에서 '마음의 맹(mind blindness)'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참고자료 : "Understanding and Teaching Childrenwith Autism"(1995) by Rita Jordan & Stuart Powell​

발췌 및 번역: 김성남



※ 이 글은 함께웃는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twitter facebook google+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