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과 사회성
글 : 김선형 / 평택대 재활상담학과 겸임교수 / 굿컴퍼니 대표 / 장애인재활상담사
지난 칼럼에서 발달장애아동의 건강과 사회성향상을 위한 운동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을 했다. 오늘은 운동을 통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국내⋅외에서 개발한 과학적인 평가도구들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발달장애아동의 신체 및 체력을 측정하는 국내⋅외 측정도구는 측정자의 주관적 판단에 준하여 시행되는 8가지의 대표적인 측정방법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국외의 측정방법은 다음과 같다.
1. Mullen Scales of Early Learning(MSEL)
0~68개월의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동의 운동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과제수행을 통한 조기 발달 이정표 식별이 유용하고, 평가자의 사용이 용이하며, 임상 판단에 있어 보조 의견을 제시하거나 보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점수 산정이 수행 가능/불가능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개인의 수준을 정밀하게 진단하기 어려움이 있다(Wilson et al., 2018).
2. Bayley Scales of Infant and Toddler Development-Ⅲ(Bayley-Ⅲ)
1~42개월의 아동의 운동기능 및 인지기능 등을 평가하여 조기 발달 이정표 식별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며, 특정 부문 내의 평가내용이 많은 편이므로 자세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그러나 점수 산정이 2단계로 이루어져 있어 적절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고, 2회 이상의 측정이 요구되며, 측정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 편이다(Wilson et al., 2018).
3. Peabody Developmental Motor Scale-2(PDMS-2)
0~5세의 아동의 발달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반사와 물체 조작 등이 포함된다. 또래 비장애집단의 발달 이정표를 식별하여 발달지연, 발달장애 등을 평가할 수 있으며, 특히 소뇌 이상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인 시각운동통합능력 평가가 포함된다. 그러나 점수 산정이 3단계로 구성되어 있어 개개인의 수준을 정확히 대변하기 어려움이 있다(Wilson et al., 2018).
4. Movement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2(MABC-2)
3~16세의 아동에서 협응력, 균형 등을 평가하기에 적절한 도구로, 점수 산정이 6등급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측정시간이 비교적 짧으며,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운동기능평가가 포함되어 있어 많은 연구에서 활용됨. 그러나 점수 산정에 있어 평가자의 관찰이나 개입이 상당히 필요하고, 발달장애아동에게 있어 평가의 난이도가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는데 해당 문제가 인지부족으로 인한 것인지 운동기능부족으로 인한 것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움(Wilson et al., 2018)
5. Bruininks-Oseretsky Test of Motor Proficiency-2(BOT-2)
4~21세의 아동의 운동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섬세한 조절이나 운동의 질 등을 평가할 수 있다. 점수가 2~13점으로 자세하게 나누어져 있어 단순히 과제 완수 능력뿐만 아니라 정답 횟수, 활동지속시간, 측정지시사항 등을 고려하여 평가된다. 특히 평가자가 대상자의 수준에 맞게 지시 사항을 조절할 수 있다는 큰 이점이 있으며, 평가자가 간단히 수행할 수 있는 약식버전이 있다. 그러나 지시 사항이 상세한 편이기 때문에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이라면 평가를 온전히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며, 평가자가 깊게 개입해야 한다. 이로 인해 측정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Wilson et al., 2018).
6. Physical and Neurological Examination for Soft Signs(PANESS)
4~15세의 아동의 발달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점수가 1-9점으로 산정되며, 측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15-20분 정도로 짧은 편이라 많은 연구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나 아동의 발달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연성신경학적 징후를 평가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평가도구의 신뢰도 검증이 미흡하고, 일부 항목에서 주관적 평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장애아동에게 평가의 난이도가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Wilson et al., 2018).
7. Test of Gross Motor Development-3(TGMD-3)
아동의 대근육발달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기술 수행에 따른 원점수 및 표준점수 등을 산출할 수 있어 표준화 집단과의 점수 비교가 가능한 장점이 있으나 평가도구나 세부항목의 평가자 간 신뢰도가 측정되지 않아 실제 현장에서 평가하는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Barnett et al., 2014).
다음으로 국내에서 개발한 평가도구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데 표준화되어 있는 도구는 한 건에 불과하다.
1. 장애학생 건강체력평가(Physical Activity Promotion System for Students with Disabilities, PAPS-D
국내 국립특수교육원에서 개발한 평가도구로 학령기 장애아동의 심폐기능, 근기능, 유연성, 순발력, 신체구성을 검사할 수 있는 대표적 도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도구는 장애유형별 특성과 기능 수준을 고려하여 검사항목, 검사방법, 평가 기준을 개발하여 장애학생의 건강 체력을 평가하고, 그 평가결과를 토대로 적절한 신체활동 처방을 제시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국립특수교육원, 2013). 그러나 장애학생 건강체력평가(PAPS-D)는 발달장애의 세분화된 유형(지적, 자폐, 기타)과 장애등급(1-3급)에 맞는 평가와 운동처방이 어렵고, 일상 생활동작과 밀접하게 관련된 보행과 균형에 대한 평가항목이 결여되어 있다.
이렇듯 발달장애아동의 운동기능평가에 대한 표준화 및 지침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 운동기능과 연관되어 있는 다른 영역을 평가하는 도구들이 있는데, 현재 국내에서 발달장애아동의 인지를 평가하는 도구는 한국 카우프만 아동용 지능검사-2 (Korean Kaufman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 Second Edition, K-ABC-II)와 한국 웩슬러 아동지능검사-5판(Korean-Wechsler Intelligence Scale for Children-V, K-WISC-V)이 쓰이고 있다.
또한, 전통적 사회성 기술 평가 도구로는 사회성 기술 평정 척도(Gresham & Elliott, 1989), 사회성숙도검사(김승국, 김옥기, 1985), 적응행동검사(김승국, 1990), Walker-McConnell 검사(Walker & McConnell, 1988) 등이 있다. 사회성 기술 평가에 사용되는 대안적 평가의 방법으로는 관찰, 면담, 포트폴리오 평가, 자기 평가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Friend & Bursuck, 2002).
필자가 운영하는 별별생활체육센터 수원점에서는 연 2회의 개별운동능력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앞서 소개한 많은 선행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평가도구를 찾아 접목하기에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에 담당 특수체육교사들과 함께 새로운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인 평가체계를 구축하는데 일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