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인식


발달장애인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의 주된 업무는 무엇일까?

김성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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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0 11:32




글 : 김선형 / 평택대 재활상담학과 겸임교수 / 굿컴퍼니 대표 / 장애인재활상담사



발달장애인의 가족 다음으로 일상에서 당사자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여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는 사람은 누구일까?

연령별로 다르겠지만, 영유아의 경우 각 영역별 치료사, 특수교사일 것이고, 초등부터 고등부까지는 특수교사, 장애인활동지원사일 것이며, 성인기는 아마도 장애인재활상담사나 사회복지사, 장애인활동지원사일 것이다.


오늘은 성인기 발달장애인을 기준으로 장애인 복지기관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필자 또한 지난 10년간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면서 무수히 많은 발달장애인들을 만났으며, 당사자 및 그 가족들이 일상에 만족감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돌이켜 보면 과연 내가 속해있던 기관에서 한 일들이 과연 이용인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기관의 목적사업을 달성하기 위해 수행한 일인지 사실 혼돈이 왔다.


예컨대, 발달장애인의 경우 장애 특수성 때문에 서비스 제공시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각종 사업 및 예산 집행을 위한 행정업무(기안문 작성, 계획서 작성, 품의서 작성, 결과보고서 작성 등)에 떠밀려 당사자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아등바등되는 모습이 다반수였다. 더욱이 근무시간을 초과해 야근을 밥 먹듯이 하기도 했다. 


과연 일을 못해서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잘못된 시스템의 문제인걸까?


요즘 필자가 생활체육센터를 운영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과거에 내가 경험했던 방식이 옳을 것이라 생각하고 교사들에게 홍보 업무, 계획서 작성 등의 다양한 행정 업무를 지시했다. 그리고,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혼쭐내기 일쑤였다. 내가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교사들이 이런 부분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호소하며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니 대체 왜 그 업무가 동시에 수행이 안될까? 라고 느꼈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니 교사의 주업무는 바로 체육수업을 잘하면 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한마디로 각자 본연의 업무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다시 조정해주는 역할이 바로 나의 일, 리더의 역할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교사들의 업무 중 소모적인 행정업무들을 나와 사무직원이 거의 도맡아 하자, 많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교사들이 수업을 철저히 준비하고 수업시간 만큼은 온전히 에너지를 쏟고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바로 당사자인 발달장애인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렇듯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에게는 불필요한 업무를 최대한 배제하고, 온전히 해당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관차원에서의 중재가 필요하다.


이제 장애인관련 복지기관에서도 이 점을 고민할 차례이다. 일단 행정 업무에 능한 사무직과 장애 감수성을 갖추고 당사자들과 직접적인 서비스제공에 능한 서비스직을 나눠서 업무를 배정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에게는 더 높은 처우를 해주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다. 왜냐하면, 정말 어렵고 힘들면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것이 어떤 사람은 힘들었다 하고, 어떤 사람은 재미있었다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발달장애인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하고, 또 누구는 인간에 대한 깊은 영감을 얻는 시간이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삶으로 드러내야 할... 더 좋은 삶, 타인을 위한 삶, 나누는 삶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 이 글은 <함께 웃는 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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